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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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4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을 낮은 금리에 공급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성장이 불가능하자 개인사업자대출로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다만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을 빠르게 늘리면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4조906억원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토스뱅크가 1조634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1조4070억원, 케이뱅크가 1조491억원 순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2022년 말 1조4951억원에서 2023년 말 3조6749억원까지 증가한 후 지난 2분기 처음으로 4조원을 넘겼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을 늘리는 데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으로 가계대출 성장이 제한되자 개인사업자대출 확대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규제에 대응해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강화하며 잔액을 늘리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개인사업자대출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법적으로 대기업 대출이 제한돼 있고 비대면 영업만 가능해 중소기업 대출 취급도 어렵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대상을 후순위 대출로 확대했다. 이 대출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고객에게 최대 10억원까지 운전자금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하해 최저 연 3.75%를 적용했는데 은행권 비대면 상품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8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 방문 없이 대출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이지원 대출을 출시했다.
일러스트=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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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은 개인사업자대출을 늘리면서 건전성 관리는 숙제로 떠올랐다.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부동산담보나 보증서 기반 대출이 아니다 보니 경기가 위축될 경우 채권 회수가 상대적으로 어려워 연체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2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중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678억원으로 전년 동기(211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돼 사실상 회수가 어려워진 부실채권을 뜻한다.
연체율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3.24%로 전년 동기(1.58%) 대비 1.66%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0.24%에서 1.47%로 1.2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6월 0.05%에 불과했던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2분기 0.95%로 1년 새 0.90%포인트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해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소상공인 특화 CSS를 개발했다. 개인사업자 전체를 평가하는 범용모형에 개별 업종 사업자를 정교하게 평가해 변별력을 높였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네이버페이와 협업해 비금융데이터 기반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했다. 토스뱅크는 모회사인 토스를 기반으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정교화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성장에는 한계가 있고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이 돌파구가 되고 있다”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개인사업자대출 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은행별로 CSS 고도화를 통해 연체율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rev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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