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미술관 방문 후 대응 입장 바뀌어" 지적
국가유산청장 "협상 진척 안 돼 택한 방법" 해명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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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사진=국가유산청). |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 중인 고려시대 사리구를 대여 형태로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을 두고 야권이 문제를 제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 상대 국정감사가 이뤄진 10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리·사리구 일괄 반환 입장을 고수해온 국가유산청이 반환협상을 촉구한 김건희 여사를 의식해 원칙을 깼다는 비판을 내놨다.
앞서 보스턴미술관이 사리 반환을 제안한 2010년 당시 국가유산청은 “불법 부당하게 반출된 국외소재 우리 문화재는 일부가 아닌 전체가 원 소유국인 대한민국으로 반환되어야 한다”며 “일체형 문화재인 사리구와 사리를 분리해 대응할 경우 정부의 불법 문화재 반환 원칙이 흔들리게 된다. 국제사회에서의 문화재 반환 문제는 원칙과 명분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에 나선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의 보스턴미술관을 방문을 계기로 반환 협상이 재개된 이후 사리만 조계종에 반환(기증)됐다. 사리구에 대해선 ‘사리구 압류 면제’, ‘대여 종료 시 반환’ 등의 정부 보증 조건을 달고 대여 형태로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국가유산청이 ‘10여 년간 정체돼 있던 사리 반환을 성사시킨 김건희 여사’라는 이미지 띄워 주기에 급급해 사리구에 대한 반환 포기를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14년 전에는 ‘국제사회에서 문화재반환 문제는 원칙과 명분이 중요하다’던 국가유산청이 앞으로 어떤 불법 문화재 반환 협상에서 일관성 있게 대응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민형배 의원은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에게 “김 여사의 보스턴미술관 방문 이후 국가유산청이 원칙과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최 청장은 “사리구와 사리 동시 반환이 기본 원칙인데 협상 진척이 되지 않아서 이원적인 분리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민 의원은 “김 여사가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협상이다. 이번 건으로 인해 국가유산청이 원칙과 국제사회의 규범을 어기게 됐다”면서 “김 여사가 끼어드는 곳마다 말썽이 생긴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최 청장은 “반환이 시작된 것을 말썽이라고 보시면…”이라면서 “새로운 하나의 시작이자 물꼬가 트인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최 청장은 관련 질의가 계속되자 김 여사와는 무관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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