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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노벨상 휩쓴 AI] 물리 이어 화학도 AI 성과…AI 시대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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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단백질 설계에 기여한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왼쪽부터)와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인공지능(AI)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구글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존 점퍼를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사진=노벨위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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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차지했다. AI가 단순히 산업 영역을 넘어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높게 평가받는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과 관련된 인물 3명이 노벨상 수상자에 포함되는 이변이 일어나면서 글로벌 AI기업 위상도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

10일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와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 존 점퍼 디렉터가 선정됐다.

이번 노벨 화학상 수상자 중 베이커 교수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3033만원) 중 절반을, 허사비스와 점퍼는 각각 4분의 1씩 받게 된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선정에서 AI의 과학적 공로를 높게 평가했는데, 물리학상에 이어 화학상도 AI 분야에서 수상자가 배출돼 ‘AI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커 교수는 AI와 생명과학의 융합을 통해 단백질 설계모델을 만든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구글 딥마인드 팀은 AI를 활용해 수년이 걸리는 단백질 구조 예측을 몇 시간으로 줄인 ‘알파폴드’ 개발 공로를 인정받았다. 허사비스 CEO는 ‘알파고’ 개발자이기도 하다.

이들이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것은 단백질의 비밀을 풀어 신약 개발 등 인류의 발전과 관련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베이커 교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단백질을 직접 설계해 만드는 연구를 통해 업적을 쌓아 오랫동안 노벨상 후보로 거론됐던 석학이다. 단백질 설계를 통해 신약이나 효소를 만들어 내고, 단백질이 어떻게 생겼을지를 예측하는 연구에 매진해 왔다.

베이커 교수는 노벨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된 9일(현지시간) “오랫동안 단백질 설계를 연구하고, (공동 수상자인) 허사비스 CEO, 점퍼 디렉터의 성과를 보며 AI의 힘을 깨달았다”며 “앞으로 AI가 접목된 단백질 설계 분야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된다”고 말했다.

허사비스 CEO와 점퍼 디렉터가 개발한 알파폴드는 단백질의 비밀을 푸는 열쇠인 3차원 구조, 즉 ‘단백질 폴드’ 구조를 예측하는 데 혁명적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백질 아미노산 서열에서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로 2020년 단백질 구조 예측 대회인 ‘CASP14’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둬 과학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앞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머신러닝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노벨위원회는 “컴퓨터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여줬다”며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홉힐드 교수는 버클리대와 프린스턴대 등에서 물리학, 생물학, 화학, 분자생물학 등을 전공한 인물로 인간 뇌의 정보 전달 경로를 규명해 구글과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들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힌턴 교수는 알파고를 비롯해 생성형 AI 모델의 핵심 기술인 ‘딥러닝’을 창시한 인물로 AI 분야 세계 4대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학계에서는 기초과학 연구 공적을 중심으로 성과를 따져온 노벨위원회가 AI 연구 결과에 주목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모두 AI 관련 학자들이 휩쓴 건 그만큼 AI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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