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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한강 단독 인터뷰] 심장 속, 불꽃이 타는 곳 그게 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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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노벨상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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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 우리를 연결하는 실이다."

노벨 문학상 메달을 거머쥔 한강 소설가(53)는 노벨상 수상자 선정 발표를 몇 시간 앞둔 10일 오전 매일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수상한 지 8년 만에 노벨 문학상까지 받은 한강은 '이제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과 낙차가 없음'을 오직 글의 힘만으로 증명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밀란 쿤데라,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도 넘지 못한 노벨 문학상의 장벽을 한국 문학이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 문학상 타이틀도 한국의 차지가 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저녁(한국시간 오후 8시) 2024년 121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의 이름을 호명했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한강 문학을 표현하면서 노벨 메달의 주인공으로 한강을 선택했다.

매일경제신문은 프랑스 메디치상, 에밀 기메 문학상, 한국의 포니정혁신상, 호암상을 연이어 수상한 한강 작가와 단독 인터뷰를 수일째 진행하고 있었다. 한강은 두 차례에 걸친 서면 인터뷰에서 "언어는 우리를 잇는 실이다. 문학이라는 것이 원래 연결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정말 깊은 진실을 보여주기 쉽지가 않다. 표면 아래에서 우리를 흔드는 중요한 감정들, 깊은 의문들, 감각들을 문학이 다루면 그걸 읽는 사람들은 문득 자신 안에 있던 그것들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한강은 "저에게 소설들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어떤 것"이라며 "이야기가 이어진다기보다는 질문들이 이어진다. 어느 시기에든 골몰하는 질문이 있고, 그 질문을 진척시켜 보는 방식으로 소설을 쓰게 된다"고 강조했다.

당초 올해 노벨 문학상은 중국 여성 소설가 찬쉐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거론됐다. '일본의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는 여성 작가 다와다 요코가 아시아 주요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다.

한림원이 중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을 택하면서 세계 문학의 변방으로 취급됐던 한국 문학은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 유럽의 베팅 사이트에서도 한강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을 정도로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10년 뒤에나 가능할 법한 사건'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한림원의 파격적인 선택은 만인의 예상을 뛰어넘었고, 한강은 한국 문학을 유럽과 세계의 중심에 정위치시켰다. 1970년생으로 올해 53세인 한강은 201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올가 토카르추크(수상 당시 만 56세)보다도 젊은 나이에 노벨의 금빛 메달을 가슴에 소중히 품게 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한강은 수상 직후 스웨덴 한림원 마츠 말름 사무국장과 통화했다. 그에 따르면 한강은 수상 당시 아들과 저녁 식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가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국내 언론에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여러 작가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김유태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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