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명칭 확정···제타플렉스 계승 ?
롯데 소싱력-오카도 기술력 결합
전략적 분업으로 현지화 노려
부산 등 CFC 설립도 가속화할듯
롯데마트가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업해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e그로서리 앱 명칭을 ‘롯데마트제타’(LOTTEMARTZETTA)로 확정했다. 롯데의 상품 소싱력과 오카도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내부적으로 e그로서리 앱의 이름을 롯데마트제타로 정하고 강성현 대표에게 보고했다. 롯데마트제타는 롯데마트의 플래그십 스토어 ‘제타플렉스’에서 따 온 것으로 내년 상반기 차세대 e그로서리 엡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자사 최고 브랜드 이름을 재해석해 헤리티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제타플렉스는 롯데의 서울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잠실에 1호점을 두고 서울역에 2호점이 있다.
롯데마트제타 서비스 개발과 함께 롯데와 오카도의 파트너십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양사의 협업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해왔다. 오카도가 현지 유통업체와 협력해 이미 진출한 미국(크로거)이나 캐나다(소베이), 일본(이온)과 달리 한국은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이 빠르게 자리 잡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카도를 이용하면 매출의 일정 비율을 서비스 비용으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롯데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시장의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롯데는 오카도와의 협업에 전략적인 ‘분업화’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소싱에 강점을 지닌 롯데마트는 신선식품 공급과 소비자 마케팅에 집중하고 테크 기업인 오카도는 앱 구축부터 라스트마일 최종 배송까지를 전적으로 담당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은 신선식품 품질이 뛰어난 오프라인 마트와 상품 배송력이 뛰어난 쿠팡 등 온라인 유통사가 각자 장점을 갖고 경쟁하고 있다. 롯데와 오카도의 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그로서리 품질과 배송 경쟁력 모두 비교 우위를 갖출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롯데마트와 오카도의 협업이 현실화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제타는 내년 상반기에야 출시되고 부산에 짓고 있는 1호 고객풀필먼트센터(CFC)도 빨라야 내년 말 오픈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e커머스 시장 확장과 동시에 커진 변동성 덕분에 후발주자에게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최근 티몬·위메프가 사실상 퇴출됐고 쿠팡과 함께 온라인 그로서리 강자로 평가받던 컬리도 고전하는 등 시장이 급변하는 중이다.
롯데는 2022년 마트와 슈퍼 사업을 통합한 후 최근 온라인 사업부까지 합쳐 바잉 파워를 끌어올리는 등 내실을 다져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거래액 40조 원을 넘기고 올해 5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되는 온라인 식품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롯데의 오프라인·온라인 통합 작업이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오카도의 협업과 관련해서는 우려만큼 기대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 초 나오는 앱이 얼마나 소비자에게 친화적일지 우선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