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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노벨상' 한강…박근혜 정부 땐 '블랙리스트', 경기교육청은 '유해 도서'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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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한강의 작품을 평가했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한강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작가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목숨을 잃은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소년이 온다'는 2014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세종도서 선정과정에서 책에 줄을 쳐가며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검사해 사실상 '사전 검열'이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각종 지원에서 배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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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대변인 (2018년 4월)

파리도서전에서도 많은 작가들이 김연수, 김애란, 한강…한강 작가 그다음에 임철우 작가 배제 등의 배제가 지시됐습니다. 청와대에서부터 국정원, 문체부, 해외문화홍보원 그리고 예술경영지원센터, 프랑스 한국대사관까지 거의 모든 국내·외 국가기관들이 동원되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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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을 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지 않았던 것도 유명한 일화입니다.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거부함으로써 억압에 저항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내 학교 도서관에서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성교육 도서' 명목으로 2528권이 폐기 처리됐는데 한강의 '채식주의자'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경기도교육감은 한나라당 3선 의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교육감입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폐기된 성교육 도서는 각 학교가 운영위원회를 열어 자율적으로 판단해 정한 것"이라며 "특정 도서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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