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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오픈런해도 못 구해…“페미니즘·비건·5.18, 한강의 모든 수식어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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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을 사려는 시민들이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본점 입구에 길게 줄 서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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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는 지금은 없네요.” “저희도 최대한 준비했는데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10시에 조금 더 들어옵니다”



11일 아침 9시30분, 서울 시내 대형서점 교보문고 문이 열리자마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을 찾는 시민들의 다급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점이 문 열기만을 기다렸다’는 독자의 하소연과 빗발치는 전화 재고 문의에 난감한 표정을 짓던 서점 직원들도, 작가의 수상 소식을 이야기하면서는 “너무 좋아요, 정말”이라며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이날 교보문고 앞에는 서점 문이 열리기 전부터 20여명의 시민이 늘어서 최근 서점가에선 이례적인 ‘오픈런’까지 벌어졌다. 온라인 서점 등에선 이미 책 재고가 바닥난 탓이다. 강아무개(33)씨는 “아시아 여성, 페미니즘과 비건,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등 작가를 설명하는 모든 수식어가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출근 전에 빨리 책을 사려고 왔다”고 말했다. 김아무개(62)씨는 “미국에 살고 있는데 출국 전에 왔다”며 “5.18이나 4.3을 다룬 한강 작가 책들을 아이들한테 읽히고 싶다”고 말했다.



서점 문이 열리자마자,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알리는 푯말 앞에서 ‘인증 쇼트’를 찍은 시민들은 도서 검색대 등으로 빠르게 흩어져 한강 작가의 책을 찾아 나섰다. 다만 서점에도 한강 작가 소설 대부분 재고가 없는 상태였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어제저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한강 작가 책만 200권 정도가 나갔다. 우리로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10시 정도에 책당 100~300권 정도가 더 들어올 예정으로, 한강 작가 책들로만 부스를 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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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본점에서 전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서점 내 책 재고분이 오전 일찍 모두 팔려 매대가 비어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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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본점에서 직원들이 전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을 매대에 진열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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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온라인 서점과 도서관 등에서도 한강 작가 책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현재 온라인 서점들에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주요 소설이 베스트셀러 1위부터를 차례로 점한 가운데, 대부분은 ‘15~16일 이후 배송 예정’을 알리고 있다. 책 재고가 없는 탓이다. 예스24나 교보문고 등 대형 서점 누리집은 전날 밤 한때 몰려드는 누리꾼들로 접속이 잘 안 되고 버벅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도서관 누리집들에서도 한강 작가 소설은 이미 대출과 대출 예약이 가득 찼다.



한강 작가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등을 펴낸 출판사 창비의 한 관계자는 한겨레에 “원래 있던 재고는 어제 모두 품절돼서 오늘부터 다시 제작 중”이라며 “제작사가 밤에 일하긴 어려워서 오늘 아침부터 급히 제작하고 있는데, 책을 찍어내는 데 얼마나 소요될지는 책이나 필요 부수마다 달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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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본점에서 시민들이 전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을 구매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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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날 아침부터 기다린 끝에 서점에 남아있던 책을 구한 시민들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소년이 온다’를 집어 든 한 시민은 “서점 문 열리기 1시간 전에 와서 3번째로 줄을 섰는데, 남아있는 ‘소년이 온다’ 3권 중 하나를 구했다. ‘채식주의자’는 못 샀지만, 이 책이라도 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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