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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무라카미가 아니네”…한강의 기적에 일본이 표정관리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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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쿠니야 등 대형 서점 특설코너 마련
주요매체 亞여성 작가 최초라는 점 부각
단골 후보 하루키 수상 불발 실망감 커


매일경제

한강이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일본 도쿄에 있는 대형서점 키노쿠니야 서점 신주쿠본점에서 노벨문학상 특설 코너를 설치하고 한강의 일본어판 소설을 전시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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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주요언론들이 일제히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 수상’이라며 관련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한강에 대해 “한국에서 1987년 민주화 후 문단을 이끄는 차세대 기수로, 대표작 ‘채식주의자’는 일본과 유럽, 미국 등에서도 번역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2016년 맨부커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채식주의자’가 처음 일본어로 번역된 것을 시작으로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의 대표작이 속속 발간됐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번역 발간한 하쿠스이샤(白水社)는 즉시 증쇄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대형 서점들도 한강의 수상에 노벨상 특설 코너를 마련했다. 대형서점 키노쿠니야 도쿄 신주쿠 본점은 전날 밤 수상자 발표와 동시에 노벨문학상 특설 코너를 설치해 재고로 남아 있던 한강의 일본어판 소설 5권을 급히 전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출판계에서 한국과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계 작가의 존재감이 최근 높아지면서 일본에서도 작품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에서 한국 문학을 알리는 데 앞장서 온 ‘K-BOOK진흥회’에 따르면 2021년에 일본어로 번역된 한국 문학 작품 수는 2016년과 비교해 약 4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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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1면에 다룬 일본 주요 일간지 모습.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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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에서는 이번에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상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컸기에 실망감도 큰 것으로 보인다.

현지 인터넷 언론들은 한강 수상 기사에 앞서 무라카미의 수상 실패를 일제히 먼저 전했다. 한강 수상 소식에 대한 현지 네티즌들의 반응은 아시아 여성 작가의 첫 수상에 대한 축하와 함께, 하루키의 수상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하는 것들이 많다.

오랫동안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온 하루키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여겨져왔다.

일본은 지금까지 노벨 문학상 분야에서 자국 국적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등 두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지난 2017년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는 일본계 영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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