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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체코원전 금융지원' 여야 공방…'김건희-이재명' 정쟁에 감사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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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국정감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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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왼쪽)과 유정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한국무역보험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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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팀코리아'의 체코 원자력발전소(원전)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서의 금융지원 약정여부를 집중 질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팀코리아가 향후 체코 원전의 건설비용을 부담하기로 해 수출의 수익성을 떨어트리고 EU(유럽연합)의 보조금 지급 규제에 저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무역보험공사(무보) 등은 "금융지원 제안은 대규모 수출·수주에 관행적으로 들어가는 서류"라며 "체코 정부가 실제 금융지원을 요청하거나 확약한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금융지원 서류 관행이냐 약속이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의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감사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주제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금융지원 약속이 있었는지 여부다. 팀코리아는 올해 4월 체코 원전 수추 최종입찰 서류를 제출하면서 무보 명의로 "건설공사 비용 조달을 위한 대출 시행 시 지원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사업의향서(LOI)를 첨부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체코 원전 건설비용을 대는, 결과적으로 '밑지는' 수출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국감 첫 질의자로 나선 이재관 민주당 의원은 장영진 무보 사장을 상대로 "한수원에서 이번에 낸 체코 원전 최종 입찰제안서에 무보의 금융지원 의향서가 포함됐다"며 " 체코의 경제적인 상황상 원전 1기에 대해서는 자체 부담을 하지만 추가 최소 1개 3기 정도는 금융지원을 받아야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철민 의원은 "올해 3월28일 무보 관계자의 체코 출장에서 정부의 재정지원 이야기가 있었다"며 "출장보고서나 언론보도 등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체코 정부가 (원전을 건설할) 돈이 굉장히 부족하고 EC(유럽위원회)에서 원조자금으로 승인받은 금액도 75억유로(약 11조원)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돈을 대한민국이 지원해서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영진 무보 사장은 "체코로부터 금융지원에 대한 요청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장 사장은 "원전이나 무기 수출, 도시건설 등 대규모 투자사업을 수출할 때하는 것을 금융지원이라고 하는가? 아니면 융자하는데 보증을 하는 것인가"라는 이철규 산자위원장 질의에 "정확한 표현은 융자와 보증이 맞는데 통상 지원이라고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우리 무역보험공사나 정부가 보증을 하면 사업자금 조달 금리가 더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통상 대규모 수출 수주전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참여자 대부분이 금융지원에 관한 의향서를 내는 것으로 그것이 바로 대출이나 현금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역시 "금융지원 의향서는 한수원뿐만 아니고 다른 공기관이나 민간 기업도 요청을 하면 다 해준다"며 "확약을 해준 것은 하나도 없고 경쟁국인 프랑스도 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무보에서 보증할 경우 보증보험료를 받고 정부의 사업 특성상 신용도가 높다"며 "체코 원전 같은 대규모 사업은 반드시 따와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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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2024.7.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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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위도 정쟁에 두차례 정회…공기관 임원 인사 논란도


이날 산자위는 여야의 정쟁으로 두차례 일시 중단됐다. 박지혜 민주당 의원은 주질의 직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초선으로서 국정감사를 보면서 국정 전반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으로 점철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며 같은 당 김성환 의원이 제기한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의 KOTRA '세계일류상품' 선정 의혹을 거론했다.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업체인 희림이 이례적으로 코트라 주관의 우수 상품 공모전에서 선정됐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자료제출 요구나 신상발언, 위원장에 대한 건의를 하는 의사진행 발언 시간을 이용해 피감기관에 대한 의혹제기와 문제지적을 했다는 얘기다. 진행을 맡은 이철규 위원장 역시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의사진행 발언 범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주질의에서 할 것을 이야기를 하는 자체가 문제가 있다. 위원장이 분명하게 지적을 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있을 때는 두 번 다시 발언권을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지도부에서, 이재명 대표가 하라고 하니까 (정쟁성 발언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야 야당 의원의 거센 반발이 나왔다. 이철규 위원장은 결국 회의 시작 20여분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여야가 진정한 뒤 시작한 회의는 오후 들어 한차례 더 멈췄다. 이번엔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이 작심발언을 이어가면서다. 강 의원은 자신의 질의 시간을 이용해 "정치 현실은 국민에게 정치가 아닌 수치 그 자체"라며 "개딸민주주의 시대를 연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그 책임을 묻고 싶다"고 발언했다. 강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전국민 25만원 지원 정책을 비롯해 과거 막말, 검사사칭 논란 등을 언급하자 야당 의원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20여분여 회의가 중단되는 소동이 일었다.

한편 공공기관의 일명 '낙하산' 인사 의혹도 제기됐다. 권향엽 민주당 의원은 이승재 에너지기술평가원장을 상대로 "윤충모, '윤석열을 사랑하는 충암임 모임' 출신이냐"라며 "윤 대통령과 함께 충암고 8회 졸업생으로 윤충모 회의도 납부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정부에서 에기평 원장 인사 발령을 8월30일 냈고 당시 한전원자력원료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던 이 원장은 9월1일 사직하고 2일 취임했다"며 "이 원장이 작성한 직무수행계획서를 보면 에기평 중장기 목표를 베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승재 원장은 "윤충모라는 이름을 처음 듣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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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중지 안내문구가 떠있다. 이날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으로 양당 고성이 오가며 잠시 감사중지 됐다. 2024.10.11.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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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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