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2 (토)

한·아세안, 최고 수준 협력 단계 수립…尹·이시다 "'셔틀외교'로 관계 발전 도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박 6일간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공식 방문

北 문제 강력한 메시지 발신…국제 공조 촉구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협력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셔틀외교'를 통해 양국이 소통을 이어 나가고, 북한의 위협에 함께 엄중히 대응하자는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전날 오후 7시 30분쯤 공군 1호기를 타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지난 6일부터 시작된 5박 6일간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무리했다.
아주경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싱가포르 국빈 방문과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상회담 통해 인프라·공급망 분야 협력 확대 합의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7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한국과 필리핀이 지난 1949년 수교한 이후 75년 동안 공식적으로 양자 관계를 설정하고, 이에 관한 정상 차원의 공동 문건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정부는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해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각각 약 9억500만 달러, 1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또 사마르 해안도로 2차 사업에 대한 1억1000만 달러 규모의 EDCF 차관 계약도 맺었다.

윤 대통령은 8일 로렌스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협력을 발전시킬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수교 50주년인 내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공조를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정부는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Supply Chain Partnership Arrangement')을 체결했다. SCPA는 다자 협정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을 양자 차원으로 발전시킨 맞춤형 협력 체계다. 주요 공급망 협력 분야 중 'LNG 분야 협력 MOU'를 체결해 필요 시 재고 물량을 교환하는 LNG 스와프와 공동 구매, 정보 교환 등 공급망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싱가포르의 주롱 혁신지구에 있는 '현대차 글로벌 혁신센터'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안내에 따라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생산 공정을 시찰했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혁신센터는 싱가포르에서 유일하게 전기차동차를 제조하는 시설이다.

이후 윤 대통령은 9일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한 '싱가포르 렉처'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이란 주제로 연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는 올해부터 인·태 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개발 협력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특히 인·태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한 아세안 국가들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육, 기후 대응, 스마트시티, 교통 인프라 분야에 대한 ODA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상호 이해 중요"

또 윤 대통령은 10일 라오스에서 열린 제25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이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 채택과 구체 협력 사업 추진으로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한·아세안 협력의 3개 핵심 축에서 미래 지향적인 협력 비전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는 이시바 총리 취임 9일 만이며, 신임 총리로서 외국 정상과 진행한 첫 회담이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전임 기시다 총리님에 이어 총리님과도 '셔틀외교'를 포함한 활발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서 한·일 관계 발전을 함께 도모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현재 양호한 양국 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의 교류와 상호 이해가 중요하다"면서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 계기에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그러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수 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한·미·일이 완성해서 가동하고 있는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계속 면밀하게 가동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그리고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한 우려도 공유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동아시아 정상회의(EAS·East Asia Summit) 의제 발언을 통해서도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난 광복절에 통일 한반도의 비전을 담아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이번 라오스 순방 기간 윤 대통령은 팜 밍 찡 베트남 총리와 양자 회담을 열고, 교역 활성화 등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통룬 시술릿 국가주석, 패통탄 친나왓 태국 신임 총리, 앤서니 노먼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도 각각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번 윤 대통령 순방의 핵심 성과에 대해 "아세안과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를 수립하고, 한·일·중 협력과 아세안+3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촉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문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촉구했다"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내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과 기여를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아주경제=정해훈 기자 ewigjung@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