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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엔비디아 AI 칩 흥행 후… SK하닉과 삼성전자 '엇갈린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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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후 성장성에 우려가 제기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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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탕온탕 오가는 주가 = 실제로 엔비다의 주가는 8월 이후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7월 10일(현지시간) 134.91달러까지 상승했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한때(9월 6일) 102.83달러로 떨어졌다. 언급했듯 2분기 실적 탓에 투심投心이 얼어붙은 결과였다.

하지만 9월 중순 이후 주가가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고, 10월 들어 더 가팔라졌다. 그 추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1일 117.0달러에서 10일 134.81달러로 상승했다. 8거래일 만에 15.2%의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1일부터 8일까진 5거래일 연속 상승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130달러대를 기록한 건 지난 8월 19일(130.0달러)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주가 상승세에 3위로 밀렸던 시가총액 순위도 2위로 한단계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엔비디아의 시총은 10일 3조3068억 달러(약 4461조2038억원)로 애플(3조4823억 달러)과의 격차를 1755억 달러로 좁혔다.

■변곡점의 원인 = 엔비아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지난 3월 공개한 차세대 AI 칩 '블랙웰(Blackwell)'이다.[※참고: 블랙웰은 2080억개 트랜지스터를 집약한 역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 최대 크기다. 2개의 GPU(B200)를 연결해 하나의 칩처럼 작동하는 방식을 취했다.]

시작은 투자은행(IB)의 보고서였다. 모건스탠리는 9월 24일(이하 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 엔비디아가 45만개의 블랙웰 칩을 출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블랙웰로만 100억 달러(13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입도 한몫했다. 젠슨 황 CEO는 3일 미 CNBC 인터뷰에서 "블랙웰 수요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일주일 후인 10일엔 블랙웰의 12개월 생산 물량 예약이 모두 끝났다는 소식까지 알렸다. 이는 블랙웰을 지금 주문해도 12개월 후에나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으로 구성한 서버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블랙웰의 흥행에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도 높아졌다. JP모건체이스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150달러로 인상했고, 멜리우스 리서치는 목표가를 165달러로 제시했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지난 6월 18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35.58달러를 넘어설 공산이 크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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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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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반응의 시작 = 엔비디아의 상승세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그 영향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주가는 9월 19일 15만2800원에서 11일 18만6000원으로 21.7%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같은 기간 6만3100원에서 5만9300원으로 6.0% 떨어지면서 '6만전자'를 내줬다. HBM 사업 부문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변수로 작용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독주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거의 모든 AI 개발자가 엔비디아의 개발 툴 플랫폼 CUDA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빅테크 기업이 높은 가격에도 엔비디아의 칩을 선택하는 것은 CUDA를 사용하기 위함"이라며 "엔비디아가 아닌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수요 부진이란 시장의 우려를 뚫어낸 엔비디아의 주가는 계속해서 우상향할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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