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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단독]금융당국, 라덕연 뒤 이은 유튜버 조직의 주가조작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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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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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불공정거래의 조사대상이 기존의 금융투자업계를 넘어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근절과 엄단을 선포한 만큼 감시망이 더욱 촘촘해질 전망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당국은 유명 핀플루언서들이 특정 비상장 기업 주식을 대규모로 사 놓은 다음,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권유해 큰 돈을 벌어들였다는 불공정 거래혐의를 조사하는 중이다. 조사대상은 7~8명의 핀플루언서들이 운영하는 조직이며, 이들의 회사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금융당국이 핀플루언서 조직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증권관련 방송 등에서 선행매매 사례를 적발한 경우는 있었다. 출연자가 본인이 보유한 특정 종목에 대해 투자 정보를 알려주고, 주가가 오르면 미리 매수해둔 주가를 팔아 이익을 얻는 식이다. 그러나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핀플루언서들이 조직적으로 연계한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경우는 드물었다.

당국이 핀플루언서를 겨냥한 것은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나타난 만큼 이를 두고 봐선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이 큰 만큼 일반 투자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튜버는 투자자문업자 등과 같이 제도권에도 포함돼 있지 않아 당국의 감시망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다는 측면도 작용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불공정행위로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대적 조사에 나선 것"이라며 "핀플루언서가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건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도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근절을 내걸고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선결 조건 중 하나로 공정·투명한 시장질서 확립을 내건 상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불공정 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는 검찰·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불공정거래 대응체계를 갖추기 위한 협의체인 '불공정거래 조사·심리기관 협의회'(조심협)을 꾸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말 기준 조심협에서 조사 중인 시세조종·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사건은 225건에 달한다. 시장경보 건수는 월평균 204건, 예방조치는 월평균 51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 열린 제2차 조심협에서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도나 사건은 집중심리하고 결론짓는 '집중심리제'도 활성화하기로 하는 등 관련 제도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금융수사 검사출신 서원익 법무법인 더정성 대표변호사는 "객관적 실체가 없는 투자 정보로 인수대금 만큼의 가치가 없는 사채 투자를 유도했다면 이는 사기죄 해당 가능성이 있다"며 "정식 투자자문업을 등록하지 않고, 최대주주인 사실을 숨긴채 특정 회사의 투자를 유도하면 불법투자자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피해가 발생했다면 투자자금이 은닉되거나 시장교란에 필요한 자금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 보호가 시급해 보인다"고 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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