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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제값 맞나…널뛰는 중국 ETF 괴리율에 불안한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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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증시가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급등한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괴리율이 크게 벌어지고 있다. 괴리율은 ETF 시장가격과 ETF 투자대상자산의 순자산가치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것이다. 괴리율이 마이너스(-) 2%라면 ETF 시장가격이 ETF 순자산가치보다 2% 저평가된 상태로, 이때 매도를 하면 낮은 가격에 ETF를 판 셈이라 손해가 발생한다. 반대로 괴리율이 2%면 ETF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보다 고평가된 상태여서 ETF 매수자는 자산가치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ETF를 사서 손실을 볼 수 있다. 해외 투자 ETF의 경우 괴리율이 2%, 국내 ETF는 1%가 넘으면 공시해야 한다.

해외 자산에 투자한 ETF의 괴리율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이지만 최대한 괴리율이 낮은 시간대인 오전 시간을 활용해 거래를 하는 것도 괴리율 확대에 따른 손실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ETF 괴리율 초과 발생을 공시한 21개 ETF 중 9개가 중국 투자 상품으로 집계됐다. 공시된 전체 ETF의 43% 정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 ETF가 -4.81%의 괴리율을 기록하며 가장 차이가 컸다. 나머지 중국 투자 ETF도 -4%에서 -1% 사이의 괴리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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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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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련 ETF의 괴리율은 최근 높아진 모습이다. 이달 10일은 괴리율을 초과한 27개 ETF 중 70%에 달하는 18개 ETF가 중국 투자 ETF였다. 이는 중국이 지난달 24일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중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관련 ETF 가격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가 44% 오르며 상승률 1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률 26위까지 중국 관련 ETF가 휩쓸었다.

하지만 괴리율도 함께 확대되면서 중국 증시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항셍테크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차이나항셍테크’ ETF는 10일 2.89% 하락했는데, 이날 항셍테크지수는 2.05% 상승했다. 한국이 한글날로 휴장했던 9일 항셍테크지수가 1.17% 떨어진 것을 감안해도 해당 ETF의 하락 폭이 더 컸다.

이런 차이는 해외 투자 ETF의 경우 기초지수 값이 순자산가치로 결정되는 데 따른 시차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ETF가 거래되는 한국 시장에서의 시장지표 움직임에 따라 추가로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중화권 ETF는 개장 시간 차이가 있고, 중화권 증시가 점심시간에 잠시 멈추기 때문에 이 시간에 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iNAV)가 변하지 않아 가격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은 한국 시각으로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이에 국내 증시가 열리는 9시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는 전날 관련 지수의 종가를 반영해 순자산가치가 산출되고, 당일의 환율 변동분만 영향을 미친다. 이후 중국은 오후 12시 30분까지, 홍콩은 오후 1시까지 오전 정규장이 개장돼 기초지수가 변동하게 되고, 이를 반영한 순자산가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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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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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까지는 중국·홍콩 주식시장의 점심 휴장으로, 이 시간대의 환율 변동분만 순자산가치에 영향을 준다.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는 중국·홍콩의 오후 정규장이 열려 기초지수의 움직임을 반영한 순자산가치가 산출된다.

특히 ETF 거래가 끊이지 않게 하고, 시장가격이 기초자산 가치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의무적으로 호가를 제시하는 유동성공급자(LP)들이 오후 3시 20분부터 장 마감까지 호가 제출 의무가 없어 10분 동안 시세가 급변동하게 되면 괴리율이 높아질 수 있다. 또 중화권 증시가 열리기 전인 오전 9시부터 10시 30분까지는 LP들이 호가를 적극적으로 내기 힘들어 괴리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 최근 일시적으로 매매자가 급증하자 호가가 급변해 괴리율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가 크게 늘었고, LP들의 호가는 해외에서 거래되는 중국 관련 상품들(동일지수 추종 ETF 및 파생상품)의 괴리율 수준에 맞춰서 제시되고 있기에 국내 자산을 기초로 하는 ETF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괴리율로 거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투자 ETF를 거래할 때 가장 괴리율이 적은 시간대인 오전 10시 30분 이후에 거래하며 실시간 괴리율을 확인하는 것도 괴리율 확대에 따른 손실을 피하는 방법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최근 중국의 국경절 휴장 기간이 있었고,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홍콩 ETF들이 크게 상승해 덩달아 국내 상장 ETF들도 이를 반영해 높은 괴리율로 거래가 됐다”며 “해당 상품의 괴리율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거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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