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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용산 인적쇄신하라"는 한동훈…與 "물밑 전달해야" vs "안 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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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부산 금정구 노포역 일대에서 시민들에게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10.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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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 비선 의혹과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당 안팎이 술렁거리고 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대통령실 인사에 대해 여당 대표가 공개 발언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의 해당 발언은 그간 여권 일각에서 요구해왔던 제2부속실 설치보다 한 발 더 나간 요구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대표의 발언을 두고 반응이 엇갈린다. 10·16 재보궐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한 말"이라는 옹호 논리와 "공개 발언이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부산 금정구 10·16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여당이 민심에 따라서 쇄신하고 변화하고 개혁하는 것이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명태균이나 김대남 이런 분들이 설칠 수 있고 이런 분들에게 약점을 잡히는 정치가 구태정치"라며 "저는 그런 정치 안 할 것이고, 국민의힘은 그런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의 발언이 그간 여권 일각에서 제기돼 온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보다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요구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친한계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제 (김 여사 의혹에 대해) 국민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김 여사 라인이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면 대통령실이 그걸 정리해야 한다. (김 여사 라인이) 7명이니, 더 되니 얘기가 나오는데 (그 사람들이) 영향력이 더 큰 건 공적 조직에서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과거에 소문이 있었는데 조금씩 사실이라고 인식되고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서야된다. 우리가 침묵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내 의견은 엇갈렸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웅크리고 눈치를 보기 보다는 어쨌든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며 "(한 대표가) 국민들 눈높이에서 본인이 들은 여러가지를 종합해서 한 말씀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다른 국민의힘 중진 의원도 "선거가 바로 코 앞인데 부정적인 여론이 많으니까 그에 대해서 여러가지 당 대표로서 고민이 많지 않았겠나"라며 "(부속실 설치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한 PK(부산경남)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은 공생관계다"라며 "윤 대통령을 도와주려는 의도에서 원론적으로 자기의 소신을 밝힌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연히 당정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내 김 여사 비선 관련 의혹이 실제보다 과장되게 부풀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한 TK(대구·경북) 지역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이 인사를 해서 분위기를 바꿀 필요는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지만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굳이 그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나. 그런 것들은 소리 없이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해당 의원은 "한 대표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진짜 대통령실에 그런 라인이 있나 이런 쪽으로 생각을 하도록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대통령실의 입장을 너무 고려하지 않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현장의 민심이나 온도를 강하게 느끼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것들이 물밑으로 잘 전달이 되면 좋은데 안되니까 공개적으로 한 것 같다"면서도 "갈등양상으로 비춰지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빨리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독대를 하고 이런 과정은 노출이 안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친한계 의원은 "물 밑에서 이야기 전달을 그간 안 했겠나"라며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메시지가 전달이 돼서 그 메시지가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다른 국민의힘 초선 의원도 "비공개로 이야기하라고 하는데 먹히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대통령실과 싸우자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빨리 뭐라도 해야하지 않나 하는 시급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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