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3 (일)

[사설] 노벨문학상 쾌거…K과학이 이을 차례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선정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쓴 쾌거이니 그의 저서를 구해보고자 서점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완판 소식까지 줄을 잇는다. 한국 작가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 수상이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들이 환호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세계의 변방에 머물렀던 우리 문학을 일거에 정상으로 올려놓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창의성이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인 큰 성취 덕에 매년 이어져왔던 '노벨상 앓이'의 깊이가 한결 가벼워졌지만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K과학이 노벨상 선정의 영예를 이어가야 할 차례라는 것이 그 이유다.

올해 노벨상은 물리학상에 이어 화학상도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수상자를 배출해 그야말로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렸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만큼 AI가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생리의학상을 포함해 올해 노벨 과학상 수상자 7명의 국적을 보면 미국 4명, 영국 2명, 캐나다 1명으로 올해도 미국이 사실상 주도했다.

이웃나라 일본은 그동안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25명이나 배출했다. 일본은 선도 연구자가 20~30년을 계속 연구해 결실을 맺기도 하고, 후발 연구진들이 그걸 근거로 해서 새로운 연구를 진행해 더 큰 성취를 하는 등의 전통이 남아 있다. 이들이 연구를 시작해 수상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30년이 넘는다. 일본의 저력은 바로 국가 차원의 전폭적 연구비 지원과 안정된 신진연구자 연구환경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단기 과제에만 매달려 당장 성과 여부를 연구개발(R&D) 성패 잣대로 삼았던 우리가 되짚어 볼 부분이다. 장기적인 연구를 홀대하거나 경직된 연구 환경으로는 이룰 수 없는 과제다.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들은 국내 행사에 참석해 '정부가 과학계를 지원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눈앞에 보이는 결과가 안 나와도 지원하는 끈기'라고 역설한 바 있다. 될성부른 창의적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에게 과감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R&D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비효율을 제거하되 긴 호흡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길 기대한다. 정부의 노력이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으로 이어질 때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의 꿈은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