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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대통령실 “외통수 걸렸다”···김건희 겨누는 한동훈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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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재보선 패배에 대비하는 것 같다” 불쾌감

공식적으론 ‘로키’…“지지율 탓에 운신의 폭 좁아”

김 여사 문제 대책 나올까…윤 대통령 ‘결단’ 관심

경향신문

동아시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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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와 10·16 재보궐선거가 겹치면서 ‘김건희 리스크’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대통령실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독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으로 상황 수습을 시도했으나 한 대표는 오히려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한 대표에 대한 강한 불만과 함께 대통령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외통수’에 걸렸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대통령실에서는 “한 대표가 정말 독대를 원하는 것이 맞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한 대표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요구한 데 이어 김 여사 라인을 정리하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거론한 데 대한 반응이다. 독대 요청을 수용했더니 이번에는 대통령실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다시 공개적으로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소 여부는 검찰이 판단하는 것이고 대통령실 인사는 그야말로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한 대표의) 의미도 의도도 실체도 불분명한 발언에 뭐라고 대응할 수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 대표가 “10·16 재보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10·16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공을 자신이 가져가고, 패배하면 책임을 대통령실로 미루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속내에도 대통령실은 공개적으로 한 대표를 향해 날 선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다. 대통령실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대표의 김 여사 관련 최근 발언에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며 “당정 간 갈등이 표면화하는 것은 국민이 보시기에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당정은 국민만 바라보며 한마음 한뜻으로 가고 있다. 말 몇 마디에 흔들리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로키 대응’에는 당정 갈등이 윤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연일 최저치를 기록 중이고 명태균씨의 주장으로 제기된 김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김 여사가 정부 출범 후에도 명씨와 연락을 이어왔음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면서 대통령실의 대응 논리도 궁색해졌다. 10·16 재보선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대통령실도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 않아 (여당과의 관계에서)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 대표와 각을 세워도 욕먹고 아니어도 욕먹는 외통수에 걸렸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선거가 끝나면 한 대표와 독대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민심’을 방패 삼은 한 대표에 맞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에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10·16 재보선 결과에 따라 대통령실이 받는 압박의 강도는 달라질 수 있지만 국정 운영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권에서 분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끝내 김 여사 리스크를 털어내야 한다는 여당 요구를 외면할지 아니면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임명, 나아가 김 여사의 직접 사과나 입장 표명, 공개 활동 자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의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단독 일정을 부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상황 관리에 나섰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지난달 체코 방문과 이달 동남아시아 순방에 동행했지만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단독 일정 내용이 자세하게 담긴 대변인의 사후 서면 브리핑은 내지 않았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현지 브리핑에서 김 여사 일정을 짤막하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갈음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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