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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무인택시' 공개에 싸늘한 반응…테슬라 시총 10위 권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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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위, 로봇' 행사에서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타고 등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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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돌파 기회였는데…”



당초에 사이버캡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컸다. 테슬라가 전기차 ‘개화’를 주도했던 만큼 새로 내놓는 사이버캡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다. 머스크 CEO가 지난 4월 초 “올해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뒤 테슬라 주가가 45% 상승할 정도였다.

하지만 사이버캡에 대한 시장 평가가 냉정했다. 구체적인 자율주행 기술이 공개되지 않았고, 사이버캡이 얼마나 빨리 운영 승인을 받을 수 있는지 같은 세부 내용도 없었다. 그만큼 사업화 가능성이 작게 평가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버캡’ 공개 행사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건 테슬라가 우버를 넘어설 일이 ‘오랫동안 절대로’ 없다는 것뿐이었다”고 보도했다.

차량호출 플랫폼에 대한 계획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테슬라는 우버의 경쟁자로 불린다. 우버는 2019년 신주 공모를 하며 ‘테슬라의 자율주행 차량이 위험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당시 머스크는 자율주행 기능의 미래 모습에 대해 “테슬라 앱으로 차를 부르면 차량이 당신을 찾아가 태우고 목적지로 데려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자만 없을 뿐, 차량공유·택시 서비스 제공이란 본질은 우버와 같았기 때문이다.



車 호출 계획 없고, 일반 택시와 동떨어져



사이버캡이 일반적인 택시와 너무 다른 형태라 시장 수요가 작을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에 따르면 미국 내 2도어 차량 판매 점유율은 2%(스포츠유틸리티차·픽업트럭 제외)에 그친다. 로보택시가 테슬라의 본업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전기차를 제조·판매하는 회사인데 머스크가 새로 발표한 로보택시는 차량공유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머스크의 사이버캡은 이미 공유경제 사업이 활발한 대중교통 시장을 노린 것인데 이는 ‘제조업의 숙명’과는 다른 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테슬라가 처음 내놓았던 모델S는 ‘전기차 선두주자’라는 이미지에 힘입어 소비자들이 열광했다”며 “사이버캡은 대중성·혁신성 중 어느 하나도 시장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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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되고 있는 구글의 로보택시 웨이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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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되고 있는 구글의 로보택시 웨이모의 지붕 위 라이더. 연합뉴스





“로보택시 드라이브는 계속된다”



사이버캡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지만, ‘로보택시 드라이브’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 웨이모, 중국 위라이드 등은 레벨4(특정 구간 완전 자율주행) 수준의 로보택시 상용화에 성공했고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도 지난해 10월 인명 사고를 낸 뒤 잠시 중단했던 무인차량 운행을 재개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모셔널 등 관계사에서 기술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구글과 손잡고 전기차 아이오닉5에 ‘6세대 웨이모 드라이버’를 적용해 로보택시 투입을 추진하는 등 자율주행차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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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포티투닷(42dot)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시험 운행한 ‘자율주행택시’(로보택시) 모습. 고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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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권용주 교수는 “구글 웨이모 등의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사고율도 인간보다 70% 낮다. 자동차 업계가 가야 할 길이 자율주행이라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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