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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경이롭다”…인디아나 존스 배경지서 나온 ‘비밀 무덤’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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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요르단의 고대 도시 페트라에 있는 유적지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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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대 신(新)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요르단의 도시 유적 페트라에서 20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온전한 형태의 비밀 무덤이 발견됐다.

12일(현지시각)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고고학 연구센터의 피어스 폴 크리스먼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고대 유목민족인 나바테아족이 건설한 페트라에서 가장 정교한 유적으로 꼽히는 ‘알 카즈나’(보물을 뜻하는 아랍어) 지하에서 비밀 무덤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알 카즈나는 붉은 사암 재질의 바위산을 깎아 만든 무덤으로 영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년)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앞서 이 지하 왼편에서는 2003년 2개의 무덤이 발견됐다.

크리스먼 박사는 이곳에 또 다른 묘실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올 초 원격감지 기술을 동원해 21년 전 무덤이 발견됐던 알 카즈나 지하 왼편의 물리적 특징이 오른쪽과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알 카즈나의 지하 왼편과 오른편의 물리적 특성이 유사하다고 판단한 연구팀은 요르단 정부에 알 카즈나 지하에 대한 발굴 작업을 요청했다.

이후 연구팀은 지난 8월 디스커버리 채널의 ‘익스페디션 언노운’(Expedition Unknown·미지의 탐험) 제작진과 함께 발굴에 나섰다가 무덤을 발견했다.

더 놀라운 것은 무덤 안에 있었다. 고대 나바테아족의 유적인 페트라에서는 그동안 거의 비어있거나 훼손된 무덤만 발굴됐는데, 이번에 확인된 묘실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듯 원형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시신 12구에 해당하는 유골은 물론 구리와 쇠붙이 도자기 재질의 부장품들도 완벽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었다. 무덤을 둘러싼 사암이 습기를 막은 덕에 보존 상태가 좋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크리스먼 박사는 “알 카즈나 밑에서 나온 것들은 기원전 4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부흥했던 유목민족 나바테아족의 왕국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희귀한 유물”이라고 했다.

디스커버리 채널 진행자인 조시 게이츠는 “매우 드문 발견이다. 고고학자들이 페트라를 조사한 2세기 동안 이와 비슷한 것이 발견된 적은 없다”며 “경이로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나바테아인의 매장 풍습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평등한 사회로 알려진 나바테아는 지금까지 발견된 무덤에서도 왕족과 일반 매장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이번에 발견된 무덤이 왕족의 것인지 여부를 알기도 어렵다.

연구팀은 유골 분석을 통해 유물의 연대를 추정하고 무덤 주인이 생전 어떤 사람이었는지 밝히고 DNA 분석을 통해 12개의 유골이 서로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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