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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휴대전화 끄게 했는데 불법촬영?…‘문제 유출’ 연세대, 석연찮은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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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시험 중 휴대폰 관리 안 돼” 주장
“불법촬영 가능한게 감독 부실 인정 꼴”
연세대 “시험 공정성 훼손행위 파악 안돼”


매일경제

2025학년도 연세대학교 수시 모집 자연계열 논술 시험지가 유출됐다고 주장한 수험생 커뮤니티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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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연세대학교 수시 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고사장에서 시험 전 먼저 문제지가 배포된 사고와 관련해 연세대 측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해명했지만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4일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 등지에는 “시험 도중 휴대전화 사용 제한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글이 수차례 올라왔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연세대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통신이 가능한 전자기기는 전원을 끈 상태로 가방에 넣도록 했다”며 “최초 문제지가 배부된 시점부터 회수 전까지 학생들이 해당 문제를 직접 온라인으로 공유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일 시험을 치렀다고 밝힌 한 수험생은 “솔직히 핸드폰을 가방에 넣어서 뒤로 빼라고 했지만 주머니에 넣거나 다리 사이에 숨겨두면 절대 안 걸릴 것 같았다”며 “감독관 두 명이 그런 수험생들을 제대로 주의 감독하는 것 같지 않았다. 시험 보는데 (휴대전화) 진동소리도 들렸다”고 후기를 공유했다.

또 다른 수험생도 “겉옷의 안주머니에 휴대전화을 넣어둬도 모를 정도로 관리가 매우 부실했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내 고사장에서는 전원을 껐는지 안 껐는지 확인조차도 안 했고 가방에 넣는지 확인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수험생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대목은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잘못 배부된 시험지가 회수되기 전까지 휴대전화 사용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인문계열(논술) 봤는데 시스템이 너무 허술해 당황했다”며 “시험 중 감독관들이 왔다 갔다 하며 감독하지 않아 충분히 커닝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세대 측은 수험생들이 문제를 온라인으로 공유할 수 없었다고 단언했지만 휴대전화 이용이 가능해 몰래 촬영된 문제가 온라인 커뮤니티가 아닌 개인 메신저 등으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연세대는 온라인에 문제지가 유출된 정황에 대해서는 “시험 시작 이전이나 도중에 공유된 것은 사실이 아니다. 시험 종료 이후에 문제지를 불법적으로 촬영한 파일이 공유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앞선 설명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수험생은 “문제지 촬영이 가능했다는 것부터 감독이 부실했음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문제지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찍혔다면 시험 도중에도 찍혔을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냐”며 “가방에 넣어놨어야 하는 휴대전화이 아직 문제지를 전부 회수하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학생 손에 있을 수 있냐”고 지적했다.

연세대 측은 “문제지가 사전에 직접 유출됐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논술시험의 공정성을 훼손시킬 만한 행위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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