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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美공군 기지 상공에서 17일간 정체불명 드론 돌아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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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목격…공군 기지 상공 비행

취미로 보기 어려워, 백악관도 대응 고심

관련 中대학생 체포됐지만 배후 확인 아직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지난해 말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인기(드론)가 미군 기지 상공을 17일 동안 돌아다닌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명 이상의 당국자와 소식통 등을 인용해 12대 이상으로 구성된 드론 편대가 버지니아주 랭글리 공군 기지 위를 비행하고 있다는 신고가 지난해 12월 6일 처음으로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랭글리에는 공군 기지 외에도 미국 중앙정보국(CIA) 본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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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버지니아주 랭글리 공군 기지.(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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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를 접한 마크 켈리 당시 미 공군 선임 사령관은 이를 직접 확인했다. 그에 따르면 약 20피트(6m) 길이의 드론이 대략 3000~4000피트(0.9~1.2km)의 고도에서 시속 100마일 이상으로 비행했다. 이후 다른 드론들이 하나둘씩 그 뒤를 따랐다. 드론들은 미 해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실 팀 식스(SEAL Team Six) 본부와 노퍽 해군 기지 등이 위치한 남쪽의 버지니아주 노퍽을 향했다.

이후 12월 23일까지 17일 동안 드론은 해질녘에 등장해 기지 상공을 선회하길 반복했다.

이를 보고 받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주 동안 백악관 회의를 열었다. 연방법은 미국 내 군사 기지 근처에서 드론 격추를 금지해 이 자리에서 다양한 대응 방안들이 제시됐다. 전자 신호를 사용해 드론의 항법 시스템을 방해하거나 ‘지향성 에너지 무기’ 등을 활용하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이 같은 방법이 지역민에게 피해를 주고 상업용 항공기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실행되진 않았다.

랭글리 공군 기지는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에 드론 감시를 요청했으나 드론들이 군용 항공기보다 훨씬 작고, 새를 무시하도록 시스템이 설정된 탓에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았고 WSJ은 전했다. 켈리 전 사령관은 많은 자원이 투입됐으나 드론에 대한 추적이 거의 불가능했으며, 그로인해 펜타곤도 난처해졌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이를 단순한 취미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드론들이 복잡한 패턴으로 비행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러시아나 중국이 미군의 대응을 시험하지 위해 배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 당국은 올해 1월 쉬펑원이라는 이름의 중국 국적 미네소타대 학생을 체포했다. 그가 랭글리 공군 기지 인근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에서 드론을 날리는 등 기밀 해군 시설 불법 촬영 혐의를 받고 있다. 뉴포트뉴스 조선소는 미 해군 항공모함과 잠수함을 생산한다. 미국 간첩법 조항에 따라 드론과 관련된 첫 번째 사건이라고 WSJ는 전했다. 다만 쉬펑원과 중국 정부가 연관이 있다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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