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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러시아 안보 위협 영향? 리투아니아 야당 사회민주당, 총선 1차 투표서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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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투표에서 19.4% 득표율로 선두

반체제 정당 ‘네무나스의 새벽’도 깜짝 3위

경향신문

13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총선 1차 투표가 마무리된 직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리야 블린케비치우테 사회민주당 대표가 꽃다발을 들고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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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야당인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이 13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1차 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경제 문제로 악화한 민심이 표심에 반영된 결과로, 창당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반체제 정당도 깜짝 3위를 차지했다.

14일 리투아니아 국영방송(LRT)은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이 19.4%의 득표율로 선두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현 집권 여당 조국연합이 18%, 지난해 11월 창당한 반체제 정당 ‘네무나스의 새벽’이 1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인구 285만명인 리투아니아는 전날 총선에서 4년 임기의 국회의원 141명을 뽑았다.

70명은 전국 단위 정당명부 비례대표로, 71명은 지역구 직선으로 선출한다. 득표율에 따라 전국 단위 정당명부 비례대표는 사회민주당 18석, 조국연합 17석, 네무나스의 새벽 14석 등 순으로 돌아갔다.

지역구 직선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63개 선거구에서는 2주 뒤인 27일 결선투표를 한다.

정당명부 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한 사회민주당은 연정 구성을 발표했다. 리야 블린케비치우테 사회민주당 대표는 개표가 진행 중이던 전날 밤 ‘농민녹색연합’과 ‘리투아니아를 위해’를 연정 상대로 언급하면서 “두 좌파 정당과 연정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최종 결과는 결선 투표가 시행되는 27일 이후에 나오지만, 사회민주당이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1차 투표에는 237만명의 유권자 중 52.1%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는 4년 전(47.2%)보다 높았다.

경향신문

13일(현지시간) 여성 유권자가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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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다 시모니테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는 느슨해진 공공 서비스, 빈부 격차 심화로 인기가 떨어진 상황이다.

유로뉴스는 “리투아니아는 유럽연합(EU) 27개국 중 인플레이션율이 가장 낮은 국가이지만 많은 유권자가 이에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치전문가인 리마 우르보나이테는 “유권자들 사이에 실망과 불만이 많이 쌓였다”면서 “수많은 위기·충격과 연계돼 있어서 경제적 요인만으로는 상쇄할 수 없었다”고 유로뉴스에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봉쇄 조치로 인한 기업 활동 중단과 의료 서비스 접근 제한으로 인한 불만이 상당히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부자 증세를 통해 의료 및 사회복지 지출을 줄여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사회민주당 공약이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접국 러시아의 위협이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현 정부가 벨라루스에서 들어오는 이주민들을 대거 수용한 것이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런 상황은 네무나스의 새벽이 깜짝 선전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

네무나스의 새벽은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자유당에서 제명된 레미기주스 제마이타이티스가 세웠다. 그는 리투아니아 사형제도 부활을 주장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사형 선고 지지 발언을 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있으며,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재판 중이다. 주요 정당들은 네무나스의 새벽과 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득표율로 볼 때 캐스팅 보트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투아니아는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행정부 수반인 총리를 임명하는 통치 구조다. 앞서 지난 5월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친서방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현 대통령(무소속)이 연임에 성공했다.


☞ ‘친 서방’ 리투아니아 대통령, 러 침공 공포 속 재선 성공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405271206001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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