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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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기준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이 깊어지면서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구조적 요인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총재는 “10월에 챗GPT가 금리 동결이 최선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금통위가) 금리를 낮춘 것을 보면 챗GPT는 믿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하로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재정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굉장히 공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에 따른 민간소비 촉진 효과에 “(금리인하) 한 차례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며, 금리인하가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1년 정도 지나 평가해달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찌감치 내수 회복을 위한 금리 인하를 주장해온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견해도 반박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빨리 낮추면 가계대출과 부동산 등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해야 하고, 자영업자 가계부채가 많이 쌓인 것이 저금리 때문인 만큼 구조적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며 “KDI처럼 (금리 인하로) 성장률만 올리는 게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좋은 것인지, 경기와 금융안정 중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구조적으로 증가한 원인도 어느 정도 없애가면서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는 면에서 (KDI와) 시각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한 스트레스DSR 시행을 연기해 가계대출 증가하는 등 정책 혼선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저도 일정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장에서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생성형 AI(인공진능) 챗GPT에 ‘당신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입니다’라면서 한국의 경제 상황과 미국 금리 등을 알려주고, 11월 금리 방향을 물어본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챗GPT가 25초만에 11월 금리 동결이 최적의 선택이라 말하고, 부동산 시장 연착륙, 환율 변동 모니터링, 재정 정책 병행 등 후속 정책 제안까지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 금통위원의 연간 보수액이 35억원이고, 챗GPT는 월 3만5000원인데, 챗GPT를 금통위원으로 할 수도 없고…”라고 말하자 이 총재를 비롯해 모두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정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1인당 보수 3억5200만원, 업무추진비 3200만원, 보좌진 최대 1억3700만원 등 연간 7억600만원이 지급된다. 임명직 금통위원은 5명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한은의 명예와 관련된 것이라 명확히 말한다”며 “저도 10월에 챗GPT를 써보고 시험을 해봤지만 챗GPT에서 금리 동결이 최선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금리를 낮춘 것을 보면 챗GPT는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통위원들과 한 달에 몇 번씩 회의를 하면서 의견을 듣는다”며 수시로 금통위원과 논의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 “금통위원을 챗GPT로 대체하자는 게 아니라 금통위원들도 잘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교육·입시 국감된 한은 국감···이창용에 “출마 생각있느냐” 질문도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10141231001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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