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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바이든과 다름’ 증명하라…해리스, 뒤늦게 정책 차별화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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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3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빌에서 유세하고 있다. 그린즈빌/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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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차별화를 고심 중이다. 지난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이었어도 바이든과 다르게 할 건 없었다’고 한 답변의 후폭풍 때문이다.



엔비시(NBC)는 13일(현지시각) “해리스 부통령 팀이 바이든과 어떻게 더 거리를 둘 수 있을지, 이를 위해 마지막 몇 주 동안 전략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지난 8일 ‘더 뷰’ 인터뷰에서 ‘당신이 지난 4년간 대통령이었다면 바이든과 다르게 할 것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떠오르는 것이 없다. (나는) 영향을 미친 대부분의 결정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공화당원을 내각에 둘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이 답변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먹잇감이 됐다. 그는 인터뷰 이튿날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해리스의 답변을 상영하며 “아무것도 다르게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보면 해리스가 자격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쪽에서도 해리스 답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 부대변인, 국무부 대변인 등을 거친 젠사키는 친민주당 성향 팟캐스트 ‘팟 세이브 아메리카(Pod Save America)’에 나와 “‘바이든을 사랑하지만 나는 그의 복사본이 아니다. 나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다’라고 답했어야 한다”며 “당장 10가지 목록을 줄 필요는 없지만, ‘다를 것’이라는 암시를 줬어야 한다. ‘변화의 후보’라는 점을 드러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는 바이든이 해리스 선거운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유권자들이 새로운 방향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해리스는 바이든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를 꺼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엔비시에 “해리스의 충성심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일단 해리스는 새로운 정책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 최근 노인들이 요양원 대신 집에서 더 많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재택 메디케어’ 제도를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돌봄 경제, 리더십 스타일 등에서도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에서 바이든과 거리를 둘 수 있다는 분석도 민주당 내에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해리스 쪽과 바이든 쪽 간 갈등도 늘고 있다.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 10명을 인용해 이날 “바이든 고위 참모들이 대통령이 강제로 출마를 포기하게 된 것에 상처받았다. 선거 운동에서 보조 역할을 맡는 데 아직 적응하지도 못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차례 백악관과 해리스 쪽 간 메시지 혼선이 그 예로 제시됐다. 지난 11일 해리스가 미시간에서 행사를 막 시작하려던 시점에 바이든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리스 행사는 평소보다 관심을 덜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주 초 해리스가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를 비판했을 때도 바이든은 곧장 그를 “친절하고 협조적”이라며 칭찬했다. 해리스 쪽 인사는 “백악관 고위 참모들이 부통령의 선거 운동에 맞춰 바이든의 메시지와 일정을 충분히 조율하지 않는다. 백악관에는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사람이 없다”며 “바이든 참모들은 감정에 너무 사로잡혀 있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액시오스는 현직 대통령 대신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늘 이런 갈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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