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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단독]전국 국립대병원 11곳 상반기 순손실 5000억…서울대는 425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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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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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국립대병원의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지난해의 두 배가량인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공의 이탈의 여파로 대학 병원의 재정 상태가 크게 악화됐다는 평가다.

14일 교육부는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전국 국립대 부속병원의 2020~2024년 상반기 재정현황을 제출했다. 자료에는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 분당분원(분당서울대병원) 강원·경북·경상국립·부산·전남·전북·제주·충남·충북대 부속병원 등 11곳의 의료 수익, 순이익, 현금보유현황, 차입금현황이 포함됐다.



11개 병원 모두 지출>수익…서울대병원 1700억원 순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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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올해 상반기 11개 국립대병원의 의료 수익은 3조 91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서울대병원(7850억 원), 분당서울대병원(5900억 원), 부산대병원(5151억 원), 전남대병원(3888억 원) 순이다.

지출까지 모두 계산한 순이익은 11개 병원 모두 ‘마이너스 상태’였다. 수익보다 지출 규모가 더 컸다는 뜻이다. 상반기 순손실 규모는 4987억 원으로 작년 2890억 원 대비 두 배가량 증가했다. 최근 5년 내 가장 큰 손실 규모다. 연말이 되면 순손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대병원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엔 2952억 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이후 순이익 규모가 점차 줄었고 지난해부터는 순손실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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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충남대병원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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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서울대병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170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뒤이어 경북대병원(599억 원), 부산대병원(439억 원), 충남대병원(428억 원), 분당서울대병원(384억 원) 순으로 손실 규모가 컸다.

서울대병원의 순손실은 2020년에 412억 원이었다가 2021년에는 2894억 원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4억 원의 순손실을 봤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425배가 넘는 순손실을 냈다.

누적된 차입금도 올해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11개 국립대병원의 차입금은 2021년 1조 4217억 원에서 지난해 1조 3420억 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상반기에 다시 1조 3677억 원으로 반등했다. 충남대병원 3549억 원, 경상국립대병원 2722억 원, 경북대병원 1797억 원 등 지방대병원의 차입금이 컸다.



“의료 공백, 지원금 폐지…적자 불가피”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이탈로 수술, 입원 건수가 줄어들며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사직과 의료공백 등으로 외래, 입원 수익이 감소한 반면 인건비, 시설 유지비 등은 계속 지출됐기 때문에 순손실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립대병원 회계 관계자는 “원래 국립대는 수익 사업이 어렵기 때문에 적자가 나기 쉬운데, 올해는 코로나19 유행 시 정부가 지급하던 지원금이 없어지며 재정이 더 악화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문정복 의원은 “의대증원발 의료사태 이후 국립대병원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며 “병원 내 자구책만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워 보이는 만큼 정부와 교육당국의 신속한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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