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esla)의 로보택시 공개 행사 영상 속 로봇 옵티머스. 사진 테슬라 유튜브 영상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일부가 사람의 원격 조종으로 작동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머스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열린 로보(무인)택시 공개 행사에서 옵티머스 수십 대를 가져와 "로봇이 해마다 극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소개하면서 로봇이 바텐더 복장을 하고 행사 참가자들에게 음료를 서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머스크는 "옵티머스 로봇들이 여러분 사이를 걸어 다닐 테니 친절하게 대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일 행사에 참석한 한 기술 전문가 로버트 스코블은 테슬라의 한 엔지니어로부터 "옵티머스가 군중 사이를 걷을 땐 인공지능(AI)으로 스스로 작동하지만 다른 행동에는 사람의 원격 지원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고 미국 IT 전문매체 일렉트렉과 더버지 등이 14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그러면서 옵티머스 옆에 있던 테슬라 직원들의 손에 원격 신호 장치로 보이는 기기가 있었다고 짚었다.

행사 참가자들이 현장을 찍어 온라인에 올린 영상에는 옵티머스가 사람과 대화할 때 타원형의 얼굴 부위에서 사람이 말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로봇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담겼다.

스코블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그가 한 옵티머스에게 "당신의 어느 만큼이 AI냐"고 묻자 옵티머스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간인지 전혀 아닌지"(some or not)라는 스코블의 추궁에 옵티머스는 "약간일 수 있다"(It might be some)고 답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애덤 조너스는 행사 다음날 고객 메모에 "이 로봇들은 완전히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원격 작동(인간의 개입)에 의존했기 때문에 자유도와 민첩성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는 것이 우리의 이해"라고 썼다.

테슬라는 이런 의혹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일렉트렉은 "이 모든 것의 결론은 테슬라가 종종 그렇듯이 진실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전문매체 배런스도 로보택시 행사에 대한 월가의 평가를 이날 전하면서 "옵티머스의 잠재력은 커 보이지만 지난 금요일 행사에서 로봇 일부를 사람이 원격 조종한 것처럼 보인 것은 비난받을 만하다"고 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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