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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AI 전력난에 떠오른 '미니원전'…구글, 소형원전 기업과 첫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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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미국 소형모듈원전(SMR)기업 카이로스파워와 원자력 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 카이로스파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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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자력 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탈탄소화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신기술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원자력 에너지가 대체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구글은 미국 소형원자력모듈(SMR) 스타트업 카이로스파워와 처음으로 전력 구매를 계약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2035년까지 총 500메가와트(㎿)의 전력을 받기로 했다. 500㎿는 수십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양으로 AI 데이터센터 캠퍼스 한곳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카이로스는 미 테네시주(州)에 2027년부터 가동할 수 있는 시범용 원자로를 건설할 수 있는 승인을 받은 상태다. 카이로스는 2030년 첫 번째 원자로를 가동하고 2035년까지 추가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클 테렐 구글 에너지 및 기후 담당 수석 이사는 이번 계약에 대해 "15년간의 청정에너지 여정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최종 목표는 24시간 가동되는 탄소 없는 에너지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풍력, 태양광 및 리튬 이온 저장 장치를 보완하는 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생성 AI 열풍에 주목받는 '미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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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프레데리시아 인근 구글 데이터센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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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들의 최대 관심사인 생성형 AI 개발엔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AI 개발용 데이터센터에는 일반 데이터센터의 약 6배 수준의 전력이 든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구글에서 검색할 때 필요한 전력은 평균 0.3와트시(Wh)지만, 챗GPT에 검색을 할 때 드는 전력은 10배 가까운 2.9Wh다.

전력량이 급증하며 탄소 배출량이 늘어난 것도 부담이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을 비롯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0으로 줄이는 '넷제로(탄소중립)'를 선언했다. 빅테크들은 2010년대부터 탄소 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에 투자해왔지만, 최근 구글이 공개한 2024년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은 2019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SMR이 새로운 대체재로서 각광받고 있다. SMR은 전기 출력이 300㎿ 이하로, 기존 대형 원전보다 차지하는 공간이 작고 건설 기간도 짧다. 또 냉각수로 물을 사용하지 않아 운영 비용이 덜 든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물 대신 용융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용융염 원자로는 차세대 원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의 이번 계약이 SMR에 제기됐던 의문에 대한 답이라고 평했다. 그동안 완전하게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에 누가 투자할지, SMR이 얼마나 확산될 지 등에 다양한 의문이 나왔는데, 구글이 SMR의 필요성을 입증한 셈이다.



SMR 건설 뛰어든 美 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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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타주 밀포드 인근에서 건설 중인 구글 지열 에너지 현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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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업들도 원자력 에너지 확보에 뛰어들었다. MS는 미국 원자력발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20년간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 구매 계약을 맺었다. 이를 위해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의 원자로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스리마일섬은 1979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

샘 울트먼 오픈AI CEO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오클로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SMR 개발에 착수했다. 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아예 SMR 기업인 테라파워를 만들었다. 테라파워는 최근 40억 달러(약 5조3680억원) 규모의 SMR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아마존은 지난 3월 탈렌 에너지 원전과 연결된 데이터센터를 6억5000만 달러(약 8800억원)에 인수했다. 아마존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도 전기를 직접 공급받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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