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가 산다
'너와 나의 퍼즐'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 너와 나의 퍼즐 = 김규아 글·그림
머지않은 미래 2038년. 주인공 은오는 어릴 적 사고로 한쪽 팔을 잃고 로봇 팔로 이를 대체한 12살 소녀다.
한쪽 팔이 로봇이라고 해도 다를 것은 없다.
남들보다 체육 시간에 구기종목을 좀 더 잘한다는 장점과 가끔 병원에 가서 검진받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을 뿐이다.
이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행복하게 지내던 은오의 일상은 전학생이 등장하면서 깨지기 시작한다.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며 늘 종이봉투를 뒤집어쓰고 있는 전학생 지빈은 로봇 팔이 가짜 팔이라며 맹비난한다.
기억도 나지 않던 어린 시절부터 로봇 팔을 자신의 일부로 여겨 온 은오는 혼란스럽다. 로봇 팔을 떼어내야 진짜 자신이 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의 배경은 꿀벌 대신 꽃가루를 나르는 로봇인 허니봇, 학교에서 출석 체크와 청소 등 잡무를 도맡는 로봇인 티봇 등이 존재하는 2038년의 미래지만, 12살 아이가 겪는 내적 갈등과 성장 과정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그림자 극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 어린이책 전시회인 이탈리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김규아 작가의 신작이기도 하다.
창비. 416쪽.
'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가 산다' |
▲ = 케이트 가비노 지음. 이은선 옮김.
미국 뉴욕에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 명의 아시아계 여성의 고군분투를 다룬 그래픽노블이다.
뉴욕의 낡은 아파트에는 같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니나와 실비아, 시린 세 친구가 함께 산다.
워커홀릭 일본인이자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니나는 비교적 규모가 큰 출판사에서 편집 주간 어시스턴트로 일하는 야심만만한 인물이다.
필리핀 대가족 출신인 실비아는 독립 출판사에, 필리핀계 이민자인 싱글맘 아래서 자라난 시린은 대학교 학술 출판사에 각각 편집 어시스턴트로 취업한다.
어떻게든 뉴욕 출판업계에 발을 딛기는 했지만, 이들의 삶은 녹록지 않다. 어릴 적 좋아하던 문학에 대한 열정도 일상에 치여 빛을 잃어간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바로 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이자 유명한 원로작가인 베로니카 보가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연륜 어린 조언과 위로 덕에 세 친구는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다.
뉴욕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사랑하며, 우정을 나누는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섹스 앤드 더 시티'가 연상되기도 한다.
여기에 미국에서 살아가는 아시아계 여성들의 고충, 문화 충돌 등이 겹치면서 풍부한 이야기가 담겼다.
월북. 280쪽.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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