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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단독] 악성임대인 지정해놓고도‥또 '깡통전세' 밀어준 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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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민들의 전세자금대출 보증 업무를 하는 공공기관이 오히려 전세보증금을 떼먹은 악성임대인을 보증해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전세사기 전력이 있다는 걸 모르지도 않았는데요.

세입자들은 전세사기 당할까 봐 또 속을 끓여야 했습니다.

신수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2년 전 서울 강서구 한 빌라에 전세계약을 한 33살 김 모 씨.

전세금 중 2억 3천만 원을 주택도시보증공사, '허그' 보증을 받고 은행에서 빌렸습니다.

그런데 계약 만료 넉 달 전 집주인과 연락이 끊겼습니다.

[김 씨/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진짜 하루에 전화를 몇백 통을 했는데, 전화를 안 받으셨어요. 한 3~4개월 동안 매일 문자 보내고… 연락 좀 부탁드린다, 사정도 해보고 욕도 해보고…"

졸지에 은행 빚 2억 3천만 원을 떠안게 된 김 씨는 보증을 서준 '허그'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허그'는 이미 집주인 이 모 씨를 악성임대인으로 지정한 상태였습니다.

[김 씨/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허그' 쪽에서 저한테 얘기를 해 주셨어요. 이분 전적이 많으시고 악성임대인 분이셔서 신청하는 것도 악성임대인 관련 부서로 가야 된다…"

'허그'가 이 씨를 악성임대인으로 지정한 건 2021년 10월, 당시 이 씨는 38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떼먹은 뒤였고, 허그는 이 사실을 알고도 이 씨의 집에 추가로 보증보험을 내줬습니다.

'허그'가 악성임대인으로 지정해놓고도 신규 보증보험을 내준 집, 이 집 말고 또 있습니다.

이 건물에서만 세 건, 총 9건이나 됩니다.

서울 강서와 양천의 빌라 등에서 허그는 19억 8천7백만 원을 추가로 보증했는데, 결국 임대인이 돈을 갚지 않아 모두 떼였습니다.

허그 측은 해당 임대인이 "기존 채무 약 20억 원을 상환한다는 조건을 이행해 추가 보증을 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윤종군/더불어민주당 의원]
"올해는 9월 기준으로 해서 벌써 (변제금이) 4조 6천억이 넘었습니다. 회수율이 20% 채 되지 못해요. 우리나라 재정의 1%에 가까운 돈이 허공에 그냥 날아가고 있는 거예요."

'허그'는 악성임대인 상위 10명의 보증금 8천5백억 원을 대신 갚아줬습니다.

공공기관의 보증만 믿었던 임차인들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대출을 없애는 데만 평균 두 달 속을 끓여야 했습니다.

[김 씨/전세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그런 문제가 있는 분인데도 불구하고… 대출이 안 나오게 막아주셨으면 이런 일이 사실 일어나지 않았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건데…"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전효석 / 영상편집: 조민우 /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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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전효석 / 영상편집: 조민우 신수아 기자(newsu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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