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하는 등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기도가 접경지역인 파주·연천·김포를 위험구역으로 설정하고,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강력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15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경색됨에 따라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시장은 "최근 오물풍선 수가 6625개로 3배 가까이 늘었고, 여기에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는 북한이 참변이 날 것이라고 위협까지 하고 있다"며 "북한이 8개 포병여단에 완전사격 준비태세 예비 지시를 하달하는 등 군사적 움직임까지 포착되고 있고 대북 전단을 살포할 경우 포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에 따라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과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오물풍선과 귀신 소리 같은 대남방송 때문에 약을 먹지 않고는 잠을 잘 수도 없다고 호소하는 접경지역 도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군사적 충돌을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위기조장 행위로 판단한다. 경기도의 제1책무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지사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대북전단 살포를 방지하기 위해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3개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한다"며 "위험구역으로 설정된 지역에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을 투입하여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강력 단속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기도는 접경지역의 평화가 도민을 넘어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일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것이다. 이번 위험구역 설정이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행정조치라는 점을 양해해 주시고 적극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접경지역주민과 시민단체원들이 대북전단 살포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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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강화도·연천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정부에 대북 적대 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평화와연대를위한접경지역주민,종교,시민사회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한반도평화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촉즉발의 군사 충돌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무인기 침범과 관련하여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무책임한 입장만을 되풀이하며 군사적 강경 태도를 고집하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와 경찰은 기구, 무인비행물체 등을 이용한 대북전단 살포를 엄정히 조치하고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대북 전단 풍선이 대남 쓰레기 풍선으로 이어지고, 대북 확성기 방송과 이에 맞대응한 북한의 대남확성기 방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민들의 불안감과 피해는 날로 커져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쓰레기 풍선 살포 등 북한의 행동을 비난하면서도, 대북 전단 문제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라며 관련 단체에 자제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충돌의 뇌관이 되는 행동을 부추기면서 북한 탓만 되풀이해 온 정부의 태도는 위기를 더욱 부추길 뿐"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어제 통일부는 대북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거나 제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또다시 강조했다"며 "국민 생명을 볼모로 충돌을 계속 조장하겠다는 매우 무책임한 태도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와 경찰은 기구, 무인비행물체 등을 이용한 대북전단 살포를 엄정히 조치하고 차단해야 한다"며, 아울러 국회에도 "폭주하는 정부의 강경정책에 제동을 걸어 전쟁위기를 막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한반도에서 결코 전쟁을 다시 되풀이할 수는 없다. 일촉즉발의 충돌 위기를 우선 막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전쟁의 시계를 멈춰세워야 한다"며 "한반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와 군사행동은 모두 중단되어야 하며 위기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핫라인 복원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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