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6 (수)

뇌에 쌓인 노폐물 초음파로 제거한다··· 치매 치료 길 열릴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집속초음파 치료로 뇌척수액 순환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뇌 속 노폐물 제거 역할을 하는 뇌척수액의 순환 장애에 집속초음파 치료법이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김재호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 경희대 한의학과 김선광 교수 공동연구팀은 뇌의 안쪽 깊숙한 곳까지 초음파 에너지를 집중시켜 치료하는 집속초음파가 뇌척수액의 순환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뇌 자극 저널(Brain Stimulation)’에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이전까지는 기술적 한계 탓에 실시간으로 관찰하지 못했던 뇌척수액의 흐름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뇌는 끊임없이 활동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많은 양의 대사성 노폐물이 쌓인다. 뇌척수액은 이러한 노폐물을 주변 혈관을 따라 순환하면서 제거한다. 그런데 뇌척수액 순환에 장애가 생겨 노폐물 제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소혈관질환, 정상압 수두증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이 된다. 연구진은 이런 뇌척수액 순환 장애를 개선하는 데 집속초음파가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에선 실험용 생쥐를 집속초음파 그룹과 대조군으로 나눈 뒤 뇌척수액에 형광염료를 투입해 순환 양상을 확인했다. 이전과 달리 집속초음파를 전달하는 위치를 두개골 바닥으로 조정하고, 이광자 현미경을 활용하는 등 집속초음파의 효과를 높이면서 측정 효율을 높인 기술을 활용해 지속적인 관찰이 가능해졌다. 분석 결과, 집속초음파 그룹에선 뇌척수액의 유입 면적과 형광염료의 밀도가 크게 증가해 더 많은 양의 뇌척수액이 유입됐음을 입증했다. 특히 집속초음파 자극 후 뇌혈관 주위 공간에서 뇌척수액의 흐름을 나타내는 형광물질이 증가한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뇌척수액이 뇌 내부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능을 확인하는 미세입자 추적 실험에서도 집속초음파 적용 후 더 많은 미세입자가 관찰됐고 입자들의 평균 속도 역시 증가했다. 뇌척수액이 흐르는 양과 속도 모두 증가한 것이다. 집속초음파로 뇌 조직에 손상이 생겼는지도 검사했지만 세포 손상이나 뇌혈관장벽 누출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가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개골을 통한 집속초음파 자극이 뇌척수액의 순환을 촉진한다는 것을 실시간 이미징 기법을 통해 최초로 입증한 중요한 성과”라며 “뇌척수액 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법으로서 집속초음파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창간 기념 전시 ‘쓰레기 오비추어리’에 초대합니다!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