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책임 회피한다' 지적 잇따라
일부 소송도 준비…법적 다툼 예고
16일 연세대에 따르면 입학처장은 전날 밤 입장문을 내고 "사고로 인해 겪으셨을 혼란과 정신적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셨을 수험생 및 학부모님께 어떤 말씀을 드린다 할지라도 그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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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연세대학교의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문제 유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연세대는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사과도 했지만 정작 재시험은 없다는 입장이라 수험생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일부는 학교를 상대로 소송도 준비 중이라 향후 법적 다툼도 예상된다.
16일 연세대에 따르면 입학처장은 전날 밤 입장문을 내고 "사고로 겪으셨을 혼란과 정신적 고통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셨을 수험생 및 학부모님께 어떤 말씀을 드린다 할지라도 그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난 3일간 대학에서 철저하게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한 결과 이번 논술시험에서 시험 시작 전 촬영된 문제지가 유출돼 입시의 공정성을 침해한 객관적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의심스러운 상황을 모두 해소하는 것이 대학의 의무라고 생각해 사법당국에 한 점 의혹 없는 조사와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문제지를 촬영해 온라인에 게시한 수험생 2명과 특정되지 않은 4명 등 총 6명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 이번 논술시험에서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시험관리시스템 재점검, 감독위원 교육, 고사장 지정좌석제 운용 등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놨다.
다만 재시험 언급은 없었다. 시험 당시 관리·감독 부실 관련 조사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연세대는 지난 13일 자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문제가 된 고사장 감독관을 대면 조사했으나, 현재까지 정확한 사실관계나 고의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징계 여부 등도 결정된 것은 없다. 특히 연세대는 시험 공정성 훼손 여부 규명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감독관 조사나 징계 등은 후순위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일제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온라인 입시 카페 '로미오&물량공급 입시콘서트(로물콘)'에는 "결국 재시험은 없다는 얘기로 보인다", "학생들은 처벌하는데 연대 측 책임은 아무 소리 없다", "자체 조사 징계 책임 이런 건 안 보이고 남 탓뿐이다" 등 비판이 올라왔다.
"어이가 없다", "연세대는 뭔가 급해 보이고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는 느낌", "객관적 사실을 어떻게 알아보고 조사했다는 건지. 해당 고사장 수험생들의 휴대폰을 전부 포렌식이라도 한 것이냐" 등 의아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학생 고발을 놓고도 수험생들은 "비겁하고 치졸한 꼬리 자르기로 보인다", "시험 시작 한 시간 전에 시험지를 나눠줘 놓고 휴대전화도 걷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 삼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 "아이들은 고발, 어른인 연대는 책임지려 하지 않는 모습이 실망스럽다", "대학 잘못을 학생 고발로 물타기를 한다" 등 지적했다.
재시험을 고려하지 않는 연세대 입장에 일부 학부모는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자녀가 연세대 논술시험을 봤다는 학부모 A 씨는 "소송비용 등을 고려해서 참여할 의지가 있는 학부모 20여명이 모여 소송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송인단은 계속 늘고 있으며 소송 관련 후원과 재정적 지원을 해준다는 분들도 있다"며 "구체적 일정 및 규모는 아직 미정이지만 변호사 선임 등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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