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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르포] 온·오프 중고차 '동시 경매' 접수한 롯데오토옥션, B2C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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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경기)=뉴스핌] 조수빈 기자 = 지난 14일 방문한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롯데오토옥션 중고차 경매장. 바이어들이 마음에 드는 차량을 고르기 위해 일찍부터 대기 중이거나 입찰을 위해 경매장에 가득 모인 모습, 길게 늘어선 줄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이곳의 경매는 90%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현장 검수가 필수적이었던 중고차 경매 현장이 온라인으로도 가능해지게 된 건 롯데오토옥션의 '온·오프라인 동시경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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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14일 방문한 롯데오토옥션 안성 경매장. 이날은 477개의 회원사가 참여해 65%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사진=조수빈 기자] 2024.10.15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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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시작되는 경매 일정에 맞춰 현장을 방문했다. 차량을 체크하고 있는 일부 바이어들을 제외하곤 한산했다. 대신 경매 출품을 기다리는 차량은 줄을 지어 부지를 채우고 있었다.

김용균 롯데오토옥션 경매운영팀장은 "온라인 비중이 90% 정도로 현장에 검수 오시는 분들은 100분 남짓"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고 신뢰도가 쌓이면서 온라인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역량 강화는 수출 물량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 직후인 2020년 14.5%였던 수출 비중은 올해 29.6%까지 늘어났다. 주된 수출 대상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와 옛 소련 국가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이다. 해외 바이어들을 고려해 경매장 한 켠에 기도실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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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차량의 기능이나 외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성능 점검장으로 들어선 차량은 사방에 달려있는 8개의 카메라를 마주해야 한다. 외관은 27장, 실내는 5장까지 촬영본을 제공한다. [사진=조수빈 기자] 2024.10.15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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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역량·안정적인 차량 물량…신뢰도 바탕으로 성장한 롯데오토옥션

롯데오토옥션의 강점은 온라인 역량과 안정적인 렌터카 반납 물량에 있다. 롯데오토옥션은 온라인 경매 확대와 동시에 자동화·무인화를 이뤄낸 곳이다. 경매운영팀은 8명으로 인력은 최소화했고 차량 반출도 키오스크로 전환해 훨씬 간편해졌다.

특히 안성 경매장은 온·오프라인 동시 경매를 운영하면서 전문가인 매매 상사가 차량을 직접 검수하고 해당 차량의 가치를 평가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과 국내외의 매매 상사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독보적인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롯데렌터카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반납 물량을 활용해 판매 황금기인 4~5년 내 연식의 차량을 매주 1000대 이상 공급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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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차량의 기능이나 외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성능 점검장으로 들어선 차량은 사방에 달려있는 8개의 카메라를 마주해야 한다. 외관은 27장, 실내는 5장까지 촬영본을 제공한다. [사진=조수빈 기자] 2024.10.15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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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날도 477개의 회원사가 참여해 자동차 경매를 진행했다. 경매장 정면에 설치된 두 개의 대형 화면에는 중고차 매물이 세 개(A·B·C) 레인으로 공개된다. 출품 차량의 사진과 모델명, 연식, 색상, 배기량, 사고 여부 등의 기본 정보가 함께 화면에 뜬다. 회원사들이 앉아 있는 좌석의 개별 화면에는 여러 레인의 차량을 번갈아서 볼 수 있다.

낙찰을 위해서는 터치 화면에서 응찰을 클릭하거나 화면 옆에 달린 스위치를 클릭하면 된다. 차량 한 대가 낙찰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1분 내다. 스위치를 클릭할 때마다 차량 가격은 5만원씩 올라간다. 이날 제네시스 G90의 경우 경합을 거쳐 7865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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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월요일 오후 1시부터 진행되는 경매장. 코로나19 이전과는 달리 현장 경매 참석자는 많지 않다. 이날도 20명 남짓한 회원사들이 현장 경매에 참석했다. [사진=조수빈 기자] 2024.10.15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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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 카메라로 동시 촬영하고 차량 하부까지 공개…낙찰률 65%

롯데오토옥션의 차량 매각 프로세스는 크게 경매준비와 경매, 정산과 반출로 이어진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경매준비 기간이며 월요일 오후 1시부터 첫 경매가 시작된다.

경매 출품 차량이 입고가 되면 세차를 거쳐 회원사 제공을 위한 차량상태 점검 단계에 접어든다. 차량의 기능이나 외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성능 점검장으로 들어선 차량은 사방에 달려있는 27개의 카메라를 마주해야 한다.

앞, 옆, 뒤, 차량 하부까지 동시에 최대 27장까지 촬영할 수 있는 기술 덕분에 회원사들은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다양한 각도로 차량 사진을 총 30~33장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전문가들이 기능, 외관, 사고 등을 포함한 차량상태를 확인해 경매 정보를 기입한다.

이후 롯데오토옥션 측이 차량의 낙찰가를 예측한 희망가를 산정하면 출품을 위한 준비가 이루어진다. 실제 경매 당일인 월요일에 낙찰된 제품은 낙찰가 및 수수료를 입금하면 즉시 차량을 무인으로 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찰된 차량은 재출품 과정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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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현장, 온라인, 모바일로 진행되는 중고차 경매 중 온라인 입찰이 90%를 차지한다. [사진=조수빈 기자] 2024.10.15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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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오토옥션의 경매 낙찰률은 약 65%다. 약 500여개의 회원사가 참여하며 회당 출품되는 평균 1000대의 차량 중 650대 가량이 낙찰된다. 이날은 477개의 회원사가 참여해 65%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경매 시작 30분 만에 240개 차량 출품이 완료됐다. 유찰된 차량은 후상담을 통해 추가로 매입할 수 있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차량은 의외로 모닝이다. 2020년 이후 5개년 간 낙찰률이 가장 높은 차량은 꾸준히 80%를 지켜 온 모닝이 차지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작년부터 모닝의 수출 선호도가 내수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올해 기준 모닝의 낙찰률은 85.9%이며 수출이 62%에 달한다. 이어 소나타, 아반떼가 각각 상위 3위를 기록했다.

◆중고차 시장은 변화 중…롯데렌탈도 B2C로 거점 변화 시작

전기차 화재 사고 등으로 중고차 분야 역시 수요 침체를 겪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지만 화면에 나타난 EV3, 쏘울 등 전기차는 의외로 경합 끝에 낙찰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중고차 매물 중 전기차 비중 역시 2020년 0.2%에서 올해 5.1%로 크게 뛴 상태다. 김 팀장은 "가격은 일정수준 하락 안정기에 접어든 상태로 내수 전기차 가격의 하락과 수요 감소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낙찰 차량을 둘러보면 모닝부터 제네시스 G80까지 국산차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경매장에서도 간간히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가 눈에 띄긴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대차그룹이 직접 인증 중고차를 거래하는 시장이 열린 이후 경쟁이 심화되는 현상은 없었을까. 김 팀장은 "오히려 경매장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였다. 현대차그룹이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면서 중고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며 "가격, 브랜드 등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선택지가 늘어난 느낌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중고차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기존 매매 사업자들이 반사이익을 보는 경우도 있다. 작년 대비 올해 출품 대수는 전년 수준이거나 소폭 성장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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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롯데오토옥션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매 절차를 설명하고 있는 김용균 롯데오토옥션 경매운영팀장. [사진=조수빈 기자] 2024.10.15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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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오토옥션의 안성 경매장은 코로나19에 이어 또다른 변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 7월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는 'CEO IR데이'에서 연내 중고차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 론칭을 예고한 바 있다. 롯데렌탈의 B2C 첫 거점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가양동 지역이 될 전망이다. 이어 충청과 경상권 등 지역 B2C 거점 진출도 고려 중이다.

B2C 거점 확장을 통해 안성 경매장은 자연스럽게 기존의 자사 차량 매각 플랫폼에서 반납된 차량이나 매입한 차량 중 소매판매가 어려운 차량을 즉시 매각하기 위한 지원 채널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대량의 물량을 짧은 리드 타임에 가장 효율적으로 팔 수 있는 자동차 경매의 장점을 활용해, 렌터카와 소매 사업 성장 지원을 위한 인프라 준비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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