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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변화기 맞은 인뱅]존재감 커졌지만…새 먹거리 고민 깊은 인뱅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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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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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혁신적인 금융상품과 편의성을 앞세워 올해 수익성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핵심 사업인 가계대출이 성장 절벽에 부딪히면서 신규 사업 발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는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플랫폼 기반의 뛰어난 편의성을 바탕으로 고객 수와 가계대출 규모를 가파르게 늘려온 결과다.

인터넷은행의 간판격인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나 급증했다. 이는 부산은행(2514억원)을 제외한 모든 지방은행의 실적보다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BNK경남은행은 2043억원을 기록했고 광주·전북은행은 1000억원을 간신히 넘겼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2403만명으로, 상반기에만 약 120만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780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3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말 수신, 여신 잔액은 각각 53조4000억원, 4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360조원 수준이었던 총자산은 3년 만에 610조원까지 불어났다. 금융투자업계는 오는 2030년까지 카카오뱅크의 대출 규모가 시중은행 수준인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자수익 뿐만 아니라 수수료, 플랫폼 등 비이자수익도 가파르게 늘렸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비아지수익은 27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인터넷은행 1호인 케이뱅크도 지난 8년간 가파르게 몸집을 키워왔다. 2021년 첫 흑자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온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당기순이익 854억원)을 달성했다.

케이뱅크는 4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여수신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케이뱅크의 연평균 대출 증가율은 76.8%. 예금 증가율은 70.0%에 달한다. 금리 경쟁력과 혁신적인 사용자경험(UX)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국내 은행 중 막내인 토스뱅크도 사상 첫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다. 토스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5억원으로, 4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출범 3년 만에 수익구조를 안정화시켰다. 같은 기간 총자산은 31.5% 증가한 31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토스뱅크는 유일하게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지만 올해 상반기 여신 잔액은 14조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2%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토스뱅크의 원화대출금 잔액(3월 기준)은 13조8520억원으로, 케이뱅크와의 격차를 1조원으로 좁혔다.

'토스' 앱의 압도적인 이용자 수는 토스뱅크 성장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 앱의 MAU(6월 기준)는 2200만명으로, 국내 모든 금융 앱 가운데 1위다.

가파른 자산 증가로 대출 확대 여력은 충분 자산 규모를 큰 폭으로 늘린 인터넷은행 3사는 상대적으로 예대율이 낮아 대출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올해 대출 성장률은 10% 안팎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 폭은 2조6450억원에 달했지만 2분기에는 657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와 같은 높은 대출 성장률(38.7%)을 올해부터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KB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이 116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컨센서스를 3.5% 밑도는 수치다. 또한 원화대출(42조8000억원)이 제자리걸음 하면서 NIM도 0.03%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성장 규제 속에서 내년까지 대출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올해 2분기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은 80.0%에 그쳤고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예대율도 각각 83.1%, 59.6%에 머물렀다. 은행의 예대율은 낮을수록 건전성 관리에 유리하지만 이자 비용이 대출 이자수익보다 많아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직결된다.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수익성 개선을 위한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개인사업자 대출로 돌파구…수익성·포용금융 '두 마리 토끼'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가계대출 대신 개인사업자(소호·SOHO) 대출 경쟁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려 수익성을 방어하고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도 실천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가장 먼저 출시한 토스뱅크는 올해 상반기까지 총 3조원을 시장에 공급했다. 특히 ▲기회보증대출 ▲사잇돌대출 ▲온택트보증대출 ▲이지원보증대출 ▲햇살론뱅크 등 소상공인을 위한 보증·정책 대출 라인업을 선제적으로 갖췄다.

케이뱅크는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상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케이뱅크는 상장 이후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매출규모 현금흐름, 업종 등의 데이터를 사용한 맞춤형 신용평가 모형과 자동화된 담보가치 평가, 주주사의 고객 연계 마케팅 역량 등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비대면 중소기업(SME) 대출을 내놓을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지난달 말 기준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1조원을 기록한 개인사업자 대출은 약 8개월 만에 50% 이상 늘어나며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내년에는 개인사업자 대상 1억원 초과 신용대출, 사업자 담보대출 등을 출시해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고성장 유지 관건은 '비이자이익 확대'…플랫폼 투자 활성화

인터넷은행들은 플랫폼 수익 등 비이자이익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비교하기' 실행금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공모주 청약 서비스'의 이용자 수도 한 달만에 35만명을 넘어섰다.

토스뱅크의 자산관리 서비스인 '목돈굴리기'는 채권, 발행어음 판매 연계액이 최근 10조원을 돌파했다. '함께대출', '토스뱅크 신용카드 와이드' 등 은행·증권사와 협업한 상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케이뱅크도 투자상품과 서비스를 특화해 비이자이익을 늘릴 방침이다. 주식, 채권, 금 등 원자재, 외환 등 전통적인 투자상품부터 대체불가능토큰(NFT), 명품, 예술품 등 대체투자 영역을 아울러 혁신금융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높아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성장 둔화는 수익성에 직격탄"이라며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와 플랫폼 투자 서비스 고도화가 지속적인 성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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