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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어린 딸 볼모로 잡고...’ 2년간 1000회 ‘성매매’ 강요한 20대女와 내연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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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만 남겨놓고 삭발, 위치추적 장치 설치해 폭행까지...

피고인 측 변호인 “일부 공소 사실 과하다”

세계일보

피해자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며 가스라이팅한 피고인들이 체포됐다. 대구 MBC 보도화면 캡처


숙식과 일자리 제공 등을 미끼로 20대 피해자들을 꾀어 성매매를 강요하고 수억원을 가로챈 20대 여성과 내연남들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종길)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강요 등) 혐의 등으로 기소된 여성 A씨(27) 등 4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피고인은 A씨를 포함해 그의 남편 B씨, 내연남 C씨와 D씨다. 이들은 모두 20대로 한 집에서 같이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에 대해 B씨를 제외한 피고인들은 모두 혐의를 인정했다. B씨는 차회 기일에 의견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2022년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20대 여성 피해자 2명을 약 2년 동안 1000회 이상 성매매를 강요하고 1억원 상당의 성매매 대가를 가로챈 혐의 등을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과정에서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 감시, 회유 등을 통해 심리적으로 지배(가스라이팅)하기도 했다.

앞서 피해자들은 형편이 어려워 식당 일을 하던 중 A씨와 알게 된 사이였다. A씨는 피해자 중 1명의 어린 딸을 볼모로 삼아 꾀어낸 뒤 함께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말로 다른 피해자를 유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제안한 내용을 빌미로 피해자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것이다. 해당 과정에서 아이스크림용 숟가락을 얼굴에 던지고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를 폭행하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머리카락을 1mm만 남기고 모두 자르거나, 랜덤 채팅 앱으로 성매매를 제대로 하는지 감시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C씨는 피해자 중 1명과 강제로 혼인신고까지 했다. 신혼부부에게 좋은 조건으로 전세 보증금을 대출해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 일당의 지속된 성매매 강요에 지친 피해자는 도망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휴대전화에 설치된 위치추적 장치를 보고 쫓아가 다시 끌고 왔으며 그 과정에서도 폭력을 또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부모에게 자신들이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거짓말해 병원비를 요구하는 등 합계 1억원 상당을 가로채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심각한 범죄 행위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던 경찰관에 의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송오경 대구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강력팀장은 “피해 여성들은 1년 내내 같은 복장이었다”며 “항상 남자들이 이들을 감시했고 피해자들은 겁먹은 것 같았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와 내연남들의 변호인 측은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에 대해 자백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공소는 과한 점이 있지 않나 싶으니 이 부분을 참작해달라”고 했다.

현재 피해자 변호인 측은 엄벌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들의 속행 공판은 오는 13일 오전 10시1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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