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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러시아, 우크라軍에 점령당했던 쿠르스크 절반 탈환… 진흙탕 지형 러軍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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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기습 공격에 점령당했던 남서부 접경 쿠르스크 지역 영토를 최대 절반 가까이 탈환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계절상 지반이 온통 진흙탕으로 변하는 '라스푸티차' 현상이 러시아군에 더욱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를 잃게 된다면 전체 전쟁 상황이 러시아 쪽으로 빠르게 기우는 동시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도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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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최근 공습을 강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한 군인이 공중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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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체첸공화국의 아흐마트 특수부대 사령관인 아프티 알라우디노프 소장은 "약 5만 명의 우리 군대가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고 있다"면서 "그들은 도망가거나 고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이 점령했던 영토의 약 절반 정도가 이미 해방됐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 블로거들은 지난 토요일(12일)부터 모스크바 군대가 쿠르스크의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돌파했다고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도 같은 주장을 내놓고 있다. ISW 측은 "러시아가 빼앗겼던 쿠르스크 영토의 46%를 되찾았다는 '시각적 증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계절적 상황이 우크라이나군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에서는 봄(3~4월)과 가을(10~11월)에 눈이 녹거나 비가 내려 흑토 지대가 진흙탕으로 돌변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라스푸티차(Rasputitsa)라고 한다.

이럴 땐 장병들 움직임도 느려지고 특히 바퀴 차량은 진흙에 푹푹 빠져 기동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궤도 차량이 많아 이런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다.

핀란드의 군사연구단체 블랙버드그룹의 오픈소스 분석가인 에밀 카스테헬미는 "쿠르스크 지역은 자연적인 엄폐가 많지 않은 넓은 들판이 대부분"이라며 "적절한 방어시설이 없다면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켜야 하는 우크라이나군보다 공격하는 러시아군에 더 유리하다는 설명인 것이다. 그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점령지의 최소 3분의 1 정도를 탈환한 것으로 봤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 보리스 로진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바퀴 달린 차량이 많다고 불평하는 반면, 러시아군은 궤도 차량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쿠르스크 점령지는 사활적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7일 1박2일 일정으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승전계획'을 설명하고 강력한 지원을 호소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쿠르스크 기습과 점령으로 동부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공세를 둔화시키는 등 전세를 크게 바꿔놓았다고 하면서 앞으로 러시아 후방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게 되면 러시아를 평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에도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을 잘 지켜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각국 군사 정보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퀸시연구소의 조지 비브 전략 담당 이사는 "쿠르스크 작전이 이미 '실수(blunder)'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침공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론이 있다"고 말했다.

정예 병력을 빼내는 바람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최전선 방어력이 약해지면서 후퇴를 거듭하고 있고, 러시아 점령지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침공 이후 러시아군은 돈바스 최전선을 따라 공격을 가속화했다"면서 "화요일(15일)에는 러시아군이 전쟁 전 인구가 3만4000명이었던 돈바스 지역 거점 도시 토레츠크의 3분의 2를 점령했다"고 말했다.

ihjang6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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