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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한강 작품 배경 제주4.3, 英에 알리기…"인류 보편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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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 특별전·심포지엄…"한강 소설처럼 평화·화해 중요성 인정받길"

연합뉴스

'진실과 화해의 기록' 영국 심포지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16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브런즈윅 아트갤러리에서 열린 '진실과 화해의 기록, 제주4·3아카이브' 심포지엄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2024.10.17 cherora@yna.co.kr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소설 속 배경이 된 제주 4·3 기록물을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한 전시가 16일(현지시간) 영국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런던 브런즈윅 아트갤러리에서 '진실과 화해의 기록, 제주4·3아카이브' 전시 개막식과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제주 4·3 기록의 중요성과 의미를 짚었다.

이번 행사는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노벨상 발표 전부터 준비된 자리지만, 한강의 수상과 그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한 언급은 빠지지 않았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사고로 입원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빈집에 내려가서 인선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으로, 4·3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패널로 나선 유철인 제주대 명예교수는 "4·3에 대해 여전히 서로 다른 관점이 있다"며 "4·3이 기록유산으로 국제 역사의 한 부분이 되고 평화와 화해의 중요성을 인정받는다면 한강의 소설이 그렇듯 서로 다른 견해를 지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도 인류가 기억해야 할 함축적 역사의 기록으로서 4·3의 중요성을 조명한 주제 발표 중 스웨덴 한림원이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소개한 문구를 전했다.

한림원은 이 작품을 "1940년대 후반 제주에서 일어난 학살의 그림자 속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라며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힘을 전할 뿐 아니라, 친구들이 집단적 망각을 밝혀내려는 고집스러운 시도를 강하게 추적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축사를 한 김시운 주영 대사관 공사도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통해 영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이해를 심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4·3의 역사적 중요성과 세계적 공감대가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22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제주 4·3이 무엇인지 연대기와 사건 일지,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 과정, 4·3의 과거와 현재가 담긴 기록물 등을 소개한다.

연합뉴스

'진실과 화해의 기록' 영국 전시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16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브런즈윅 아트갤러리에서 '진실과 화해의 기록, 제주4·3아카이브' 전시가 개막했다. 2024.10.17 cherora@yna.co.kr


심포지엄에서도 발제자와 패널들은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참혹한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며 "평화와 인권이란 인류 보편적 가치를 널리 확산시키고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언 밀러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한국학 교수는 제주4·3평화공원과 칠레 산티아고 인권기념관을 비교하며 반공 이데올로기에 따른 폭력 문제를 짚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역사적 진실성을 추구해야 하며 이를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는 아카이브라고 강조했다.

니콜라이 욘센 SOAS 연구원은 4·3 기록을 재난·참사가 벌어진 역사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인 '다크 투어리즘'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학살에 대한 인식이 국내외에 확산함에 따라 화해와 치유를 계속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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