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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르포] "태블릿 PC로 운전을" 만도, 中서 첫 트랙데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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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장 겨냥한 신기술 시연 및 체험장

SbW, EMB 등 전자신호방식 신기술

기존 핸들·브레이크 등 대체

SDV 시대 위한 '마이코사' 눈길

"美 매출과 비슷...中은 중요시장"

아주경제

[영상촬영=배인선 기자]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서 양손으로 태블릿 PC를 잡고 양옆으로 천천히 기울이자 자동차 운전대도 덩달아 돌아가면서 자동차가 좌우로 방향을 튼다. 마치 자동차 레이싱 게임에서 게임패드로 차를 조종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모바일 휠 컨트롤>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전기 장치 오류로 앞바퀴(전륜 조향)에 문제가 생겨 운전대가 말을 듣지 않는 위급 상황이 닥쳐도 뒷바퀴(후륜 조향)와 좌우 브레이크(편제동)만으로도 차량 운전이 가능하다. <페일오버>


자동차 부품회사 HL만도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미윈구 한라만도(베이징) 연구소에서 개최한 ‘스티어링 트랙데이’에서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본 자동차 신기술이다. ‘스마트 모빌리티로 미래를 상상하다(智能駕駛 智慧未來)’라는 테마로 진행된 이번 트랙데이는 HL만도의 신기술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함께 체험하는 행사다.

중국에서 처음 열린 HL만도 트랙데이에는 중국 정부기관을 비롯한 중국 내 고객·협력사, 자동차 연구기관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조성현 HL만도 대표이사 부회장도 한국에서 직접 베이징까지 발걸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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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시승차량 [사진=배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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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가 직접 체험한 모바일 휠 컨트롤과 페일오버는 만도의 '마이코사(MiCOSA)'에 포함된 신 기능이다. 마이코사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자동차(SDV) 시대를 대비해 개발한 HL만도의 차량 제어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처음 공개하며 차량 소프트웨어 시장 진출을 공식 선포했다. 아직 상용화 전 단계지만 이미 한국과 미국·인도에서 상표권도 등록했다.

“자동차 전동화가 전반전이라면, 스마트화는 후반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근 중국에서는 완성차 업체와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카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HL만도는 섀시(제동·조향·현가장치) 등 차량용 부품 방면의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차량 섀시 통합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목표다.

이날 트랙데이에서 기자는 실제로 HL만도가 섀시 방면에서 선보인 신기술 제품도 야외 테스트 트랙에 마련된 시승차에서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HL만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운전대와 바퀴가 물리적 연결 없이 전자신호만으로 연결된 조향 시스템, SbW가 대표적이다. SbW는 '스티어바이와이어(Steer by Wire)'의 약자다. 기존 양산차처럼 운전대와 바퀴가 축을 통한 물리적 연결이 필요 없기 때문에 공간적 제약이 사라진 게 최대 장점이다. 차량 실내 공간 활용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운전대를 조수석이든 뒷좌석이든 자유롭게 배치하고 심지어 차량 밖에서도 차량 조향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차의 필수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기자가 직접 체험한 모바일 휠 컨트롤이나 페일오버 기능도 모두 SbW를 통해 구현된 것이다.

기존의 유압식 브레이크와 달리, 각 휠마다 전기모터를 장착해 브레이크를 전자 신호를 통해 조절하는 '전자식 제동장치(EMB, Electric Mechanical Brake)' 성능도 직접 체험해봤다. 차량 오른쪽 앞바퀴와 왼쪽 뒷바퀴 제동 기능이 고장 난 상태에서 나머지 바퀴 2개만으로도 차량 제어가 가능했다. EMB로 각각의 휠을 정밀하게 독립적으로 제어해 제동 안전 성능을 더 강화한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HL만도는 현재 EMB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울퉁불퉁한 도로 노면을 '스마트 댐핑 콘트롤(SDC)' 모드로 주행하니 ‘흔들림 없는 편안한 승차감’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롤 레이트·피치 레이트 등 차량이 앞뒤·좌우로 비틀거리는 속도를 나타낸 계기판 바늘은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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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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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W, EMB, SDC 등을 비롯해 HL만도의 첨단 기술 제품 20여종이 전시된 베이징 연구소 갤러리도 둘러봤다.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이들 제품의 부품을 중국 현지화하거나, 중국 로컬 고객사와 함께 양산 및 개발을 진행 중인 것도 상당수였다.

그만큼 중국은 HL만도에 중요한 시장이다. 현재 HL만도의 매출 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1%까지 늘었다. 박영문 HL만도 중국 법인장은 “현재 만도의 중국 매출은 미국과 비슷한 2조원 정도"라며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200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만도는 줄곧 현대차 중국 실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로컬 기업이 부상하면서 지리차, 니오차, 창안자동차 등 중국 현지 자동차 기업을 고객사로 다수 확보하면서 ‘외제차의 무덤’이라 불리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매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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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만도 트렉데이에 참석한 귀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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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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