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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사라지는 '아이들의 공간' 놀이터…매년 800곳씩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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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출생 문제가 심화하면서 아이들 숫자가 줄어들고 있죠. 아파트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놀이터도 덩달아 사라지고 있는데요. 놀이터 수리를 두고 아파트 주민들간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가 없는 세대가 놀이터 수리에 관리비를 쓰지 말라며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약속을 안 해도, 매일 오후 아이들은 이곳에서 만납니다.

[친구들이다! 어쩜 좋아. 친구들이 다 여기 있어.]

서울 마포구의 한 500세대 아파트에 딱 2개인 놀이터 중 하나가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이 아래 배관 공사를 해야 하는데 다시 놀이터를 만들려면 돈이 많이 드니, 차라리 주차 시설로 바꾸자는 겁니다.

지난 8월부터 입주자대표회에서 철거 동의서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아파트 주민 : 아기들 노는 공간까지 건드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서울 마포구 아파트 주민 : 슬프죠. 또 이사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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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갈등이 빚어진 충남 아산의 한 아파트 놀이터입니다.

오래된 나무 바닥은 갈라지고 무너져 내리려 합니다.

그래서 이 아래를 돌로 괴어 놓았습니다.

[충남 아산 아파트 주민 : (아이들 손에) 가시가 깊게 들어가기도 하고, 발 끼임도 있고.]

위험할 정도로 낡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관리비가 오른다'며 일부 주민들이 반대했습니다.

[충남 아산 아파트 주민 : 같은 이웃 주민들이 아이가 없는 가정에서 이것을 반대했다는 것 자체 너무 큰 충격이었어요.]

다시 짓기로 의견을 모으는 데 5개월이 걸렸습니다.

[충남 아산 아파트 주민 : 이 공간이 없으면 가정에서 묶어둬야 하는 상황 밖에 안 나오는 거고. 횡단보도 건너서 옆 아파트 단지 놀이터로 간다거나.]

매년 놀이터 800개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신 주차장이나 전기차충전소 어른을 위한 운동시설물들이 들어섭니다.

모두 필요한 시설들이지만, 녹지가 부족하고 교통이 복잡한 도심에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공간도 꼭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최무룡 이완근 / 영상편집 정다정 / 영상디자인 김관후]

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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