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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세계 금리 흐름

ECB 연속 금리인하 예상·英, 뉴질랜드 기대 ↑…동남아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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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점진적 인상 분위기…호주는 연내 인하 사실상 무산

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17일(현지시간)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영국과 뉴질랜드도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이어 한국과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글로벌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로이터통신은 ECB가 지난달에 이어서 또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서 연 3.25%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점차 통제되는 반면 경기는 가라앉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CB 연속 금리 인하는 13년 만에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CB는 지난달 예금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0.25%포인트 내리고 기준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0.6%포인트 인하했다.

ECB는 6월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0.25% 포인트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다.

로이터통신은 ECB의 초점이 물가 안정에서 경제 성장세 유지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약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ECB 중기 목표치(2%) 미만으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률은 연 1.8%로 전월(2.2%)에 비해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9월 유로존 제조업 PMI는 44.8로 전월(45.8)보다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도 밑돌았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밑돌면 위축을 뜻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를 포함해 ECB 인사들은 최근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금융시장에선 12월에도 ECB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BNP파리바의 이코노미스트 폴 홀링스워스는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는 한 12월에 추가 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암묵적인 신호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도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잉글랜드은행(BOE) 목표치(2%)를 밑돌면서 11월 금리 인하 확률이 높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영국 통계청은 16일 물가 상승률이 1.7%로 전월(2.2%)보다 내려가면서 2021년 4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WSJ이 조사한 전망치(1.9%)나 BOE가 8월에 내놓은 예상치(2.1%)보다 낮았다.

그동안 금리인하에 걸림돌이 됐던 서비스 물가도 상승률이 4.9%로 2022년 5월 이후 최저로 내려갔다.

에너지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도 3.2%로 전월(3.6%)보다 낮아졌다.

BOE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5.0%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4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틀었다.

지난달엔 동결 결정을 내렸지만 11월과 12월에는 ECB와 마찬가지로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산재이 라자는 "연속 금리인하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를 고려해서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이미 8월에 0.25%포인트, 지난주 0.5%포인트를 각각 인하했다.

전날 발표된 뉴질랜드 3분기 물가 상승률은 2.2%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중앙은행 목표 범위(1∼3%)에 들어왔다.

UBS 이코노미스트 닉 게스넌은 "다음 달 0.75%포인트 인하 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0.5%포인트를 낮추고 내년 2월 또 같은 폭으로 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중앙은행들도 금리인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4년 5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틀었다.

이번 조치는 금융시장에서 예견되지 않은 것이다.

중앙은행은 그동안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문제 등을 이유로 금융안정에 더 무게를 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가레스 레더는 "세계적 수요 감소와 관광업 성장 둔화로 인해 몇 달간 성장이 계속 저조할 것 같다"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필리핀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연 6.00%로 0.25%포인트 내렸다.

필리핀은 지난 8월에 완화 주기를 시작했다.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는 "12월에 0.25%포인트를 또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0.5%포인트 인하는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도 지난달 역환매채권(RRP) 금리를 연 6.0%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깜짝 발표했다. 금리 인하는 3년 7개월 만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3년 2개월 만에 통화긴축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도 지난달 27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RRR·지준율)과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인하했다.

일본은행에선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지 않는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 금융정책위원인 아다치 세이지는 전날 기업인 대상 연설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에 도달할 때까지 완화적 여건을 유지하면서 매우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호주는 고용 시장 열기가 식지 않고 있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무산됐다고 WSJ이 전했다.

호주 통계청은 이날 9월 일자리 증가폭이 6만4천100명이고 실업률이 4.1%라고 밝혔다. 이는 전망치 2만5천200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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