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8 (금)

[취재썰] '무관중 행사'라면서 "김건희 오시길 바랐다"…계속 바뀌는 KTV의 해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JTBC

KTV 공연 녹화 장소에 김건희 여사가 착석해 있는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JTBC는 이달 초부터 '김건희 여사의 KTV 행사 특혜 관람 의혹'에 대해 보도해왔습니다. KTV는 그동안 JTBC 취재가 진행될 때마다 계속해서 해명을 바꿔왔습니다. '당시 담당자가 아니어서 이제야 확인이 됐다'는 등의 이유에서였습니다. 지금까지 바뀐 해명은 이렇습니다.

가장 먼저 바뀐 건 '참석자가 없었다'고 했던 부분입니다. JTBC는 지난해 10월 31일 청와대 관저 뜰에서 열린 KTV의 녹화 공연이 '김건희 여사를 위한 공연'이란 의혹을 접한 후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KTV는 해당 행사의 참석자가 있었는지 묻는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실의 질의에 '참석자는 없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JTBC 취재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무대에 올랐던 복수의 국악인들은 '앞에 김건희 여사님이 앉아 계셨다'고 저희 JTBC에 답해왔습니다. 또 행사 전부터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는 행사로 안내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시청자를 위한 행사로 '참석자는 없었다'던 KTV는 18일이나 지난 시점인 지난달 20일 돌연 '김건희 여사가 있었다'고 말을 바꿔 알려왔습니다.

당시 관계자들에게 확인을 해보니 김 여사가 와있었다는 겁니다. 다만 '행사 중간에 들른 것'이라는 점과, '사적 지인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예정에도 없었던 김 여사가 잠깐 와서 국악인들을 격려하고 갔다는 겁니다. 비공개였던 녹화 공연 일정을 알려준 건 당연히 KTV가 아니라, 출연자 중에 한 명일 거라며 특정 국악인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관중 공연이었지만 관객석에 설치됐던 세 개의 테이블과 꽃 장식은 주요 출연자와 일부 스텝 등을 위해서 설치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TBC

KTV 공연 녹화 장소의 테이블과 꽃장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요 해명이 바뀐 건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무관중 행사'인 만큼 출연자 외 별도 초청이나 섭외는 없었다는 것이 KTV의 일관된 해명이었습니다.

JTBC

JTBC에 보낸 KTV의 해명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JTBC 취재 결과는 이번에도 달랐습니다. 행사 시행 업체로부터 입수한 자료에는 문화계 인사들 명단이 있었고 이들을 포함한 좌석 배치도도 있었습니다. 확인해보니 복수의 문화계 인사들은 KTV측의 섭외를 전화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섭외 전화를 받았지만 못 갔다'고 하거나, '간다고 의사를 밝혔으나, 주최 측에서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중요한 건 공통적으로 KTV 측으로부터 섭외 연락을 받았다고 한 겁니다.

JTBC

KTV 행사 좌석 배치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TV의 해명이 바뀐 건 또 다른 사실이 확인되면서였습니다. JTBC는 행사 주요 실무자를 통해서 사전에 행사 보고를 위해 용산 대통령실에 실무자들이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행사를 2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고, 보고를 받은 사람은 당시 대통실 문화체육비서관실의 정 모 선임행정관이었습니다.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KTV 측은 대통령실을 방문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실이 불참을 통보한 후 섭외 진행 중이던 문화계 인사 등에게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문화계 인사를 섭외했단 사실을 인정한 겁니다. 기존의 해명을 뒤집은 발언이지만 이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조차 없었습니다.

그리고 애당초 무관중 행사였다는 KTV는 지난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장에 나와 '김건희 여사가 오시기를 희망했다'는 걸 여과 없이 밝혔습니다. 하종대 당시 KTV 원장의 말입니다.

[민형배/국회 문화체육관관위원회 위원]

"그런 조그만 행사에 대통령 내외가 갑니까? 알고 있잖아요. 그런 조그만 행사에 대통령 내외가 가지 않아요. 계속 희망 희망..."

[하종대/당시 KTV 원장]

"만약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면, 어떻게 설명하러 대(통)실에 갑니까? 가능성이 있으니깐 설명하러 오라는 거 아닙니까? (하고 싶으셨겠죠?) 그렇죠."

김건희 여사를 포함한 대통령 내외를 모시고 행사를 하고 싶었지만 기획에 실패해서 여사가 안 왔다는 겁니다.

처음 '참석자는 없었다' '시청자를 위한 공연' '무관중 행사'라는 애당초 KTV의 입장과 지금의 해명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KTV는 JTBC의 보도 후, 두 차례 문화체육관광부 명의로 반박 보도 자료를 내고 법적 조치를 예고한 데 이어, 현재는 언론중재위원회에 해당 보도의 정정·반론보도를 청구한 상탭니다.



안지현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