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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경기도 시민단체, 한강 ‘채식주의자’ 구하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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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의 도서 폐기에

‘검열’ 재발 방지 대책 요구

한강 작가의 작품 <채식주의자>가 경기도 내 일부 학교에서 유해도서로 지정돼 폐기됐던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교조 경기지부,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17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교육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경기도교육청의 도서 검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경기교육청은 ‘도서 폐기는 각급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졌으며, 교육청은 지시를 한 바 없다’고 변명하고 있다”면서 “상급기관인 도교육청의 반복된 도서 처리 공문이 어떻게 검열이 아닐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성평등·성교육 도서에 대한 검열을 요구하는 극우 보수개신교 성향의 단체의 민원임을 알면서 이를 각 학교로 전달하며 처리를 요구한 행위가 바로 이 사회가 합의한 ‘검열’ 행위”라면서 “각 학교가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를 통해 알아서 책을 거르라고 압박했다는 점에서 각 학교의 교사와 사서 노동자 또한 스스로 검열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기도교육청은 지금이라도 당장 성평등·성교육 도서 검열에 대해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학교 도서 폐기 사건은 지난해 ‘청소년 유해도서를 분리제거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한 보수단체가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경기교육청은 같은해 11월 각 학교에 ‘부적절한 논란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 협의해 조치하라’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공문이 기점이 돼 당시 경기지역 학교 도서관에서는 총 2517권의 도서가 폐기됐고, 그중 <채식주의자>도 포함됐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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