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조희연 전 교육감이 재직 중 저지른 위법 행위 때문에 치른 것이다. 그는 선거 때 도움을 받은 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 등 5명을 2018년 부당 채용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받았다. 이 때문에 서울시민들은 무관심·깜깜이 선거의 대명사인 교육감 선거를 다시 한번 치러야 했다. 이런 선거를 치르는 데 국민 세금 565억원이 들었다. 학생들에게 쓰여야 할 소중한 세금이 무의미한 선거에 뿌려진 셈이다. 평생 이 세금을 다 갚으며 속죄해도 모자랄 사람이 TV 앞에서 개선장군 행세를 했다.
조 전 교육감은 두 아들을 모두 외고에 보냈으면서도 교육감 재직 중 외고·자사고 없애는 일을 앞장서 추진한 사람이다. 무리하게 자사고를 폐지하다 소송전에 휘말려 8전8패를 당했다. 이에 대해 비판이 일자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수용한다”며 “양반 제도 폐지를 양반 출신이 주장할 때 더 설득력 있다”고 했다. 공인으로 윤리 의식이 이 정도인 사람이 지난 10년간 서울 교육을 이끌어왔다니 한숨이 나올 뿐이다.
17일 정근식 당선인 취임식에는 조 전 교육감 외에 곽노현 전 교육감도 당선인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곽 전 교육감도 선거 부정으로 징역형까지 산 사람이다. 새 교육감 취임식 단상을 부정 비리 범법자들이 장식했다. 정 당선인 역시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 교육감은 친전교조 인사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투표율이 워낙 낮고 유권자들이 후보를 몰라 ‘깜깜이’로 불리는 선거에서 강한 고정표를 가진 세력이 득세하는 구조다. 그러니 정근식 당선인처럼 교육감 자리를 아는 패거리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것으로 알고 부끄러움 없이 자신들의 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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