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8월 이후 최고치
미국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4년 반 만에 인하했음에도 최근 들어 다시 달러화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유로·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7일(현지시간) 103.77로 마감하며 지난 8월1일(104.4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한 이후 같은 달 9일 100.24를 나타내며 2022년 4월(99.88) 이후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강달러 현상은 여전히 막을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미국이 금리 인하에 속도 조절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한 영향이 크다. 최근 잇달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가리키면서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9월 미국 소매판매는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0.3%)를 웃돈 것으로 0.1% 늘어나는 데 그쳤던 8월에 비해 증가세가 커졌다. 미국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지표다. 같은 날 발표된 실업지표도 미국 경제에 대한 안도감을 제공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9.9%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수치가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하며 유로가 약세를 보인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대선이 3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7대 경합주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제 공약에서 강조하는 관세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달러를 끌어올릴 수 있다. 관세가 높아지면 대미 수출국의 경제 성장에 제동이 걸리며 이들 국가 통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탓이다.
달러화 강세로 엔·달러 환율은 약 2개월 반 만에 달러 당 150엔 선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 당 1360원 선을 넘었다.
미국 경제의 핵심인 소비가 건강하다는 신호에 미국 국채 수익률은 껑충 뛰어오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 7월 말과 비슷한 수준인 4.09% 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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