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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홍콩 "내년 항일전쟁 승전 80주년…애국심 고양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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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애국주의 교육 프로그램도 시작"

연합뉴스

홍콩 거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홍콩에서 중국에 대한 결속감과 애국심을 강조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6일 입법회(의회) 시정연설에서 "내년은 항일전쟁 승전 80주년"이라며 "정부는 애국심을 고양하기 위한 기념 활동들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장관은 또한 "정부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중국 역사·지리 교육을 강화하고 중국 본토와의 교류에서 애국적 역사 요소를 강화하는 새로운 애국주의 교육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1945년 2차 세계 대전에서 일본이 패한 것을 기념해 애국주의 홍보 행사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에릭 찬 홍콩 정부부총리는 이후 부연 설명에서 "애국주의 교육은 국가 안보 수호의 근간"이라며 "그러한 활동은 애국적 정신을 고양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RFA는 "평론가들은 홍콩 정부의 이러한 발표가 중국 본토에 이미 있는 애국주의 교육 프로그램에 발맞춰 어린이를 중심으로 홍콩 주민들을 더욱 세뇌하기 위한 길을 닦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홍콩에서 두 개의 국가보안법 아래 반대의견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발표가 나왔다"고 짚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후 해외로 도피한 테드 후이 전 홍콩 입법회 의원은 홍콩 행정수반이 경제 번영과 사회 복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정 연설에서 2차 세계 대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RFA에 "그들은 사람들의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홍보하는 중국 본토와 똑같은 시스템을 시행하고자 한다"며 "그들은 외국의 탄압에 저항하는 데 쓰인 외국인 혐오를 이용해 홍콩에서 다문화주의를 씻어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콩 다음 세대가 외국인을 혐오하고 서방을 증오하며 국제 사회와 홍콩을 더 디커플링(분리)할까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정치평론가 상 푸는 홍콩인들이 오랫동안 일본 문화를 사랑해왔기 때문에 홍콩에서 반일정서는 뿌리내리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RFA에 "이는 단순히 승전 80주년 기념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리 장관은 중국 민족주의, 애국주의 담론, 왜곡된 역사관을 홍콩에 퍼트리는 수단으로 이를 이용하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일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싸워야 하는 상상의 적이 있어야만 중국공산당의 깃발 아래 단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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