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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발달한 게임 산업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가진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불가능하진 않아도 결코 쉽진 않다. 현대의 많은 게임들이 기존 베이스에 새로움을 덧입혀 출시된다.
아틀러스의 창사 35주년 기념작이자 신규 IP '메타포 리판타지오'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익숙한 맛과 향이 난다. 그러면서도 새로움이 여럿 추가됐다. 그 맛이 아틀러스의 팬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아틀러스는 '페르소나', 그리고 '진 여신전생'이라는 막강한 글로벌 IP를 보유한 회사다. 하나도 아니고, 무려 2개나 되는 IP를 가지고 있는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것도 아주 영리하게 말이다.
팬들이 무엇을 좋아했는지를 정확히 캐치했다.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의 장점을 가져오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키면서도 새로움은 잊지 않았다. 그 점이 평단과 대중들에게는 '킥'으로 작용했다.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그동안 아틀러스가 쌓아온 노하우의 정수다. 이 게임을 즐기다 보면 "그래, 아틀러스는 이런 개발사였지"라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다. 퀄리티도 상당히 높다. 2024년 GOTY 후보로는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장르 : SRPG
출시일 : 2024년 10월 11일
개발사 : 아틀러스
유통 : 세가
플랫폼 : PC, PS4/5, XBOX
■ 어머니가 만든 된장찌개 같은 익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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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 리판타지오의 기본 진행 방식 틀은 아틀러스의 페르소나 시리즈를 계승했다. 일정 시스템이다. 기한이 있는 메인 스토리와 퀘스트를 따라간다. 정해진 일정을 제외한 빈 스케줄에는 유저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일정 시스템의 묘미는 유저마다 어떤 선택을 했냐에 따라 그 결과값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선형적인 구조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가짓수가 존재한다. 기한 내에 메인 퀘스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게임이 끝나버린다.
주어진 기한 동안 서브 퀘스트를 하거나, '왕의 자질' 레벨을 올리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아니면 후원자와의 관계 개선에 투자해도 된다. 어떤 행동을 하던 간에 시간은 흐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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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시스템의 핵심은 '선택'인 셈이다. 유저는 이 선택의 갈래 앞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페르소나를 해본 유저라면 기존 일정 관리 노하우를 메타포 리판타지오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방식 자체가 그다지 차이 나지 않는다.
던전 탐험은 JRPG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MP 관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게임 초반 '매지션'이 고효율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최대 MP 15%를 상승시키는 패시브 덕분이다. MP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에 따라 모험의 범위가 정해진다.
아울러 탐험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페르소나5와 딜리 퍼즐 요소는 확실히 감소했다. 있는 퍼즐도 던전 콘셉트에 어울리는 선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정도에 그친다. 앞선 MP 관리를 베이스로 던전의 분위기를 만끽하는 탐험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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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숙함 위에 새로움 가미한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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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진행 방식을 페르소나에서 가져왔다면 전투는 진 여신전생의 특징을 따른다. 진 여신전생의 '프레스 턴'이다. 턴을 두고 각각 1번씩 행동하는 일반적인 턴제 게임과 달리, 팀원 전체에게 행동 횟수를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횟수가 증감되는 방식이다.
적의 약점이나 공격에 치명타가 발생할 경우 1턴이 아닌 0.5턴으로 계산하는 어드밴티지가 있다. 반대로 미스가 나거나, 무효 처리될 경우 2턴을 소비한다. 공격이 반사, 혹은 흡수되면 즉시 상대의 턴으로 넘어간다. 즉, 상성 기반의 전투다.
기존 프랜차이즈의 시스템을 가져왔다고 해서 오리지널리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전투 시스템에 몇 가지 룰이 더 추가됐다. 대열 시스템과 패스트 액션이다. 익숙함 위에 새로움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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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열 시스템은 여타 턴제 게임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캐릭터의 포지션은 전열과 후열로 나뉜다. 전열에 있을 경우 공격력이 강해지고 방어력이 떨어진다. 반대로 후열에선 방어력이 높아지고, 공격력은 약해진다. 특정 열에서만 사용 가능한 스킬도 있다.
페스트 액션은 한 번 싸워본 적은 플레이어보다 약한 경우 필드에서 바로 쓰러트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인카운터 없이 바로 적을 처치할 수 있다 보니 게임 진행의 피로도는 여타 턴제 게임에 비해 적다.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맵에 몬스터가 상당히 많아 전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 장치는 지루함을 톡톡히 덜어낸다. 단순히 새로움만을 입히는 것이 아닌, 게임의 단점을 가리는 훌륭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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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유의 스타일리시함, 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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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러스 특유의 스타일리시함은 메타포 리판타지오까지 이어진다. 하시노 카츠라 디렉터가 UI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인터뷰했을 정도로 개발사의 정수가 집약됐다.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됐다.
얼핏 보면 과해 보이지만 사용에 지장이 전혀 없다. 오히려 큼직한 글씨가 눈에 더 잘 들어온다. 메뉴마다 바뀌는 일러스트는 하나의 영화 포스터 같다. 편리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UX/UI는 게임의 매력을 더할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좋은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메뉴보다 인게임 그래픽을 보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 점에서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그래픽은 다소 아쉽다. 질감 표현이라던가, 배경의 세밀한 묘사가 좋지 않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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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닌텐도 스위치 후속 기기 이식을 염두에 둔 설계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메타포 리판타지오는 다양한 환경의 세계가 있지만, 그 표현의 정도가 상당히 미미하다. 그렇다고 최적화가 좋지도 않다.
낮은 품질의 질감은 몰입을 저해한다. 캐릭터마다 다른 재질의 옷을 입고 있지만, 모두 비슷한 텍스로 표현돼 어딘가 어색하다. 또한, 나무나 철, 그리고 돌벽 등도 모두 비슷하게 묘사된다. 2D 일러스트의 퀄리티와는 대조적이다.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컷씬은 극장판 퀄리티다. 그 양마저 방대하다. 장편 애니메이션급이다. 고퀄리티의 작화로 그려진 풍성한 컷씬은 신규 IP의 세계관에 더욱 몰입하도록 돕는다. 자칫 뻔할 수 있는 왕도물을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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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관적이면서도 압도적인 볼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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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 리판타지오의 압도적인 볼륨은 "돈이 아깝지 않다"라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다. 1회차 기준 약 61시간이 소요됐다. 일반 난도로 진행했고, 수집 요소를 모두 챙기지 못했음에도 상당히 오랫 동안 즐겼다.
업적이나 수집 요소 등을 모두 챙기면서 한다면 최소 70시간 이상은 걸린다. 더군다나 2회차부터 열리는 '킹 오브 킹' 난도 등 다회차 요소도 충분한 만큼 최소 100시간 이상 즐거움이 보장된다.
특별하게 공략을 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요소도 적고, 후원자 랭크나 왕의 자질 레벨 등과 관련된 부가 콘텐츠도 직관적이고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가산점이 붙는다. JRPG 특유의 반복성 플레이의 비중도 적은 편이다.
레벨 디자인도 만족스럽다. 점진적으로 어려워지도록 잘 설계했다. 1회차 기준 대부분의 구간을 편하게 진행하지만, 중간중간 세팅을 재점검해야 하는 타이밍이 온다. 너무 무난하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은 황금 밸런스다.
그래픽이나 최적화면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전 세계 많은 평론가들이 90점 이상을 준 이유를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7만 9800원이라는 가격이 할인 없어도 전혀 후회 없을 게임이다.
장점1. 공략을 보지 않더라도 무난히 즐길 수 있는 직관성
2.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불편하지 않은 UX/UI
3. 압도적인 콘텐츠 볼륨과 완만한 레벨 디자인
4. 퀄리티와 양 모두 잡은 2D 애니메이션 컷씬
단점1. 텍스쳐를 비롯한 3D 그래픽의 낮은 퀄리티
2. 프레임 드랍 등이 발생하는 등 최적화 문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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