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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창수 "김 여사 기소가 더 정치검사"…'김건희 난타전' 된 중앙지검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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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손을 들며 정청래 위원장에게 답변 시간을 요청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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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18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무혐의 처분과 관련해 “기록과 수사 검사들 의견에 따라 처리한 결과”라며 “정치적으로 어떤 요구를 받는다고 기소하거나 처리를 미루는 게 더 정치검사”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무혐의 처분에 대해 야당의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나온 답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전날 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무혐의 불기소 처분한 것을 두고 “대한민국 검찰이 김 여사 로펌”(전현희 의원) “검찰의 보도자료가 김건희의 변론요지서”(이성윤 의원) “검찰이 김 여사가 만든 온갖 쓰레기를 치우는 해결사로 전락했다”(이건태 의원) 등의 공세를 폈다. 특히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피의자(김 여사) 주거지·사무실·휴대폰 압수수색 사실이 없다”며 검찰이 강제수사 없이 주가조작 공범들과 김 여사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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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6일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국빈 방문 출국을 위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나와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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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수사’ 지적에…이창수 “기소가 더 정치검사”



이에 이 지검장은 “압수수색 가지고 자꾸 말씀하시는데 기본적으로 그렇게 아무 사건이나 휴대전화를 무조건 가져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수사팀과 머리를 맞대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인 만큼 시세조종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검찰의 발표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김 여사 모녀가 23억원을 벌었는데, 수사를 안 해서 공모한 정황이 없는 것 아닌가. 김 여사는 블록딜도 하는 전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검장은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은 주식 거래를 하고 안 하고가 아니고 (투자를 일임하면서) 시세조종에 쓰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이 있느냐의 차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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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현 서울고검장(앞줄 왼쪽부터), 정진우 북부지검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권순정 수원고검장, 김유철 수원지검장, 양석조 동부지검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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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검장은 “많은 분이 이 사건을 기소하는 게 저에게 훨씬 좋다는 말씀들을 하셨다”면서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에서 제가 아무리 정치적으로 어떤 요구를 받는다고 해서 그것을 기소한다거나 처리를 미룬다거나 이게 더 정치검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인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비공개 대면조사한 점에 대해서는 “검찰청으로 나오라는 소환 요구를 했으나, 변호인 측에서 경호 안전 문제로 다른 곳에서 하면 안 되냐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검찰사건사무규칙 등에 조사 장소는 피의자 또는 변호인과 상의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은혜 갚기냐”(박균택 민주당 의원)고 따지는 질의에 이 지검장이 “저는 대통령한테 받은 은혜가 없다. 제가 중앙지검장을 하고 싶다고 한 게 아니다. 그건 저한테 상당히 모욕적인 질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로부터 외압이나 무혐의 종결 지침이 있었느냐”는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그런 지침 전혀 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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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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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브리핑’ 논란에 “거짓말할 이유 없다…단순 오해”



이날 국감장에선 검찰에 ‘거짓 브리핑’ 논란도 일었다. 검찰이 전날 도이치모터스 수사 결과 발표에서 “김 여사의 코바나콘텐츠 협찬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의혹을 함께 수사하는 과정에서 주거지, 사무실 및 휴대폰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통기각됐다”고 설명한 것을 두고 정청래·서영교 의원 등이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추궁하면서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김 여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적이 없다.

이에 대해 이 지검장은 “거짓 브리핑이라는 기사는 사실과 달라 바로잡고 싶다”며 “압수수색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 당시 같은 부서에서 코바나 사건과 도이치 사건이 함께 진행됐고 피의자가 동일한 관계로 오독이 생겼다. 금방 확인될 이야기를 일부러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추가로 설명 공지를 내고 “기각된 영장은 코바나콘텐츠 사건 관련”이라며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해서는 73곳을 압수수색했는데, 이중 김 여사와 같은 계좌주에게 영장이 청구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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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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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검장은 “현재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은 모두 2021년 수사팀이 확보했던 내용들”이라며 “당시 수사팀 판단이라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당시 증거관계상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만한 혐의 소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이후 실시된 추가 수사에서는 김 여사에게 유리한 진술과 정황이 더 많이 나왔다. 입증할 만한 증거가 더 안 나오는 상황에서 혐의 인정이 어렵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라고 불기소 처분 경위를 설명했다.

한편 김유철 수원지검장은 경기도 지역화폐 운용사 ‘코나아이’의 자금 운용 과정을 검찰이 직접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나아이 특혜 의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코나아이에 이자 수익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김 지검장은 “경찰에서 수사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고, 그게 맞는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법치가 사망했다”(이재명 대표)며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이 지검장은 국감에서 “탄핵은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있을 때 예외적으로 신중하게 행사해야 하는 제도”라며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결론 내린 걸로 탄핵한다면 도대체 어떤 위법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의 경우 (도이치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배제돼있다”며 “어떤 이유인지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대검찰청은 “국회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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