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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뉴스A/S] 순천 '묻지 마 살해범' 박대성…그는 왜 웃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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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순천 '묻지 마 살해범' 박대성…그는 왜 웃었을까?

[앵커]

취재 이후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AS입니다.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성을 800m나 뒤쫓아가서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

이른바 '묻지 마 살인'이었는데, 경찰은 범행의 잔인성 등을 고려해 피의자 30살 박대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습니다.

더욱이 박대성이 범행 직후 웃는 모습이 찍힌 CCTV가 공개되면서 공분이 일었습니다.

피해자는 아버지의 약을 사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꿈 많은 10대 청소년이었습니다.

오늘 사건을 취재했던 글로컬뉴스부 김경인 기자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기자]

네, '묻지 마 살해범' 박대성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순천지청입니다.

[앵커]

김 기자,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었는데, 우선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영상을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달 26일 새벽 전남 순천의 인도입니다.

흰옷을 입은 여성의 뒤를 한 남성이 쫓아갑니다.

남성의 점점 걸음이 빨라지더니 갑자기 여성에게 달려들어 흉기를 마구 휘두르는데요, 넘어진 여성이 몸부림치며 저항하지만, 공격은 계속됩니다.

그 사이 행인이 다가오자 흉기를 휘두르던 남성이 주차장 방면으로 맨발로 도망칩니다.

흉기에 찔린 여성은 18살 A양이었는데요, 행인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달아났던 박대성은 사건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행인과 시비 중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A양은 숨지기 직전 최모 목격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다"고 말했는데요, 조사 결과 둘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800m를 뒤쫓아가서 흉기를 수차례 휘두른, 다시 봐도 정말 끔찍한데요.

경찰이 박대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죠.

[기자]

네, 사건이 발생한 지 닷새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전남경찰청은 신상정보 공개위원회를 열고 박대성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위원회는 "범행의 잔인성 및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국민의 알 권리,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남경찰이 흉악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한 사례는 박대성이 처음입니다.

[앵커]

박대성의 범행 전후 과정도 이상한 점이 많죠?

사건 당일 경찰이 박대성을 면담하기도 했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박대성은 범행 직전 자신이 운영했던 음식점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소주를 마셨습니다.

이때 경찰이 박대성의 형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가게로 출동했습니다.

112에 "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한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데요.

경찰은 박대성이 크게 취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생각이 없다"는 말에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돌아간 지 20분 만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주방에 있던 흉기를 챙겨 나와 범행한 겁니다.

범행 이후에는 태연하게 호프집에 들러 맥주를 마셨고, 노래방 등을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이후 맨발로 가게로 돌아와 운동화로 갈아 신고 검거 직전까지 도심을 배회했습니다.

[앵커]

일면식도 없는 여성 청소년을 살해한 박대성의 범행 동기는 밝혀졌나요?

[기자]

현재까지 조사된 내용만으로는 '묻지 마 범죄'로 밖에는 설명이 안 됩니다.

박대성은 경찰 조사에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범행은 인정한다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 공황장애가 있다"고 줄곧 주장했습니다.

만취 상태에서 기억이 상실되는 이른바 '블랙아웃'을 주장한 건데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는 취재진 앞에서 "소주 4병을 마셨다"고 말했습니다.

범행은 기억나지 않는데, 소주 4병을 마신 건 기억한다.

이른바 주취 감형을 위해 선택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말만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지난 4일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는 말을 바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대성 / 지난 4일 전남 순천경찰서> "(기억 전혀 안 나요?) 조금씩 나고 있습니다. (조금씩 어디까지 기억나요?) …. (여학생만 노린 것 아닙니까?) …"

[앵커]

"조금씩 기억 난다"고 말을 바꿨군요.

정작 왜 피해자를 노렸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왜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렀는지, 왜 범행했는지, 반성하는지 등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범행 동기를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박대성은 폭력 등 다수의 전과가 있는데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면 폭력성이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조사 결과 박대성은 석 달 전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졌고, 가게는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문을 닫았습니다.

<송창원 순천경찰서 형사과장 / 지난 4일> "피의자는 이성적,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술을 많이 마신 상태입니다. 평소에도 술을 많이 마시고, 범행 전에도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

[앵커]

박대성이 범행을 저지른 직후 달아나면서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 모습이 CCTV에 찍혔는데요, 저는 굉장히 소름 끼쳤습니다.

정말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인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범행 직후 달아나면서 찍힌 영상인데요, 맨발로 거리를 배회하는 박대성이 입꼬리를 올리며 씩 웃는 모습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박대성은 지난 4일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도 또 웃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유치장 밖으로 나오면서 옅은 미소를 띤 건데요, 카메라 등 취재진을 발견하고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표정을 바꿨습니다.

취재진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말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들을 보였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하려고 했던 일을 이미 이뤘다. 이런 종류의 이완된 표정 같은 느낌이거든요. 굉장히 긴장되고 공포스러워야지 일반적인데

근데 이제 전혀 그렇지 않잖아요. 지금 행동이나 태도가 일반적이지 아니하다. 일반 살인범하고도 거리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전남경찰청은 아직 박대성에 대한 프로파일링 조사를 토대로 범행 동기와 심리 상태 등을 분석 중인데요.

중대 범죄의 경우 통상적으로 이른바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등도 포함됩니다.

경찰은 결과가 나오면 분석 결과를 검찰에 추가 송치할 예정입니다.

[앵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군요.

앞으로 검찰 수사나 재판 과정 내용도 전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피해자 사연도 안타깝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18살인 피해자는 몸이 불편한 아버지의 약을 사러 나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경찰 공무원을 꿈꾸던 청소년이었습니다.

유가족은 박대성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고, 순천 시민들과 순천시는 사건 현장에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다시는 이런 끔찍한 범죄가 없어야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뉴스 AS, 지금까지 김경인 기자 연결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박대성 #순천 #묻지마_살인 #프로파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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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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