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선서하는 고창섭 충북대총장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고창섭 충북대총장이 18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4.10.18 kw@yna.co.kr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18일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충북대·충북대병원 국정감사에선 충북대 의과대학이 의대 증원분을 수용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충북대 의대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으로 기존 정원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증원 폭으로는 충북대가 증원이 이뤄진 전국 의대 중에서 가장 크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은 "총장은 의대 증원분을 수용하기 위해 신축하는 의과대학 4·5·6관을 예정대로 준공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데 (최근에 지어진) 의·생명 진료연구동은 공사 기간이 지연됐다"며 "아울러 현재 의대생과 의사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업비로 책정한 1천600여억원을 야당이 통과시켜줄 것 같으냐"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은 "신축 건물이 지어지는 부지는 산림청 사업으로 치유의 숲길이 조성된 곳이다. 더군다나 지반 안전성 문제로 건물 짓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있다"며 "이와 관련해 산림청과 협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분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총장은 진심으로 소통해봤냐"며 "의대생들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고 하는데 비 맞으면서 절규하는 학생들과 비도 안 맞아봤으면서 어떻게 마음을 돌려놓으려고 하느냐"며 언성을 높이며 책상을 내리쳤다.

국정감사 현장서 충북 의대 교수들 의대 증원 계획 철회 촉구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교수 등 충북대의대 구성원 40여명이 18일 오후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가 열린 충북대 의대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4.10.18 kw@yna.co.kr

국정감사에 앞서 국회 교육위 의원들은 충북대병원 해부학실 등을 둘러보며 현장 실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의대 교수, 의대생 등 40여명은 비를 맞으며 "의대 교육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의대 증원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김영호 위원장은 "이렇게 비좁은 공간에서 학생들이 의료 과정을 어떻게 학습해나갈지 걱정된다"며 "(의대 정원 증원으로)대한민국 의료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실사해보니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채희복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원장도 교육 여건이 부실하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는 "200명이던 학생이 260명으로 늘어날 당시 졸업한 서울대 의대 83학번 졸업생인데 그때 당시에도 전혀 준비가 안 됐었다"며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인데 총장 말대로 농대와 사범대가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통합강의실을 쓰게 해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양측에서 오해가 많이 쌓여 있는 것 같다"며 "어찌 됐든 총장도 의대생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지금 시설로는 200명 교육이 불가능하지만, 의대 건물이 신축되고 그와 별도로 해부학 실습 동까지 따로 지어지면 충분히 교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수와 학생들과도 잘 소통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선 고 총장이 국정감사에 임하는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총장은 의대 증원 수요조사 과정에서 의대 교수들과 합의했다고 했으나 확인해보니, 관련된 얘기를 의과대학장이랑만 얘기했고 심지어 학장은 긍정적인 답변도 하지 않았다"며 "(이 밖에도) 신성한 국감장에서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얘기했기 때문에 그냥 묵과할 수 없다"며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kw@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