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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북한, 러시아 파병으로 ICBM 기술 제공받기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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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병력 부족 해소…전술적 기여될 듯

북한, 전쟁 자료 습득해 국방력 현대화 도움

ICBM 등 첨단 군사기술 이전에 명분될 수도

한국,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제공할 가능성

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19일 낮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 도착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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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18일 북한이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파병하기 위해 병력을 이동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파병은 북·러의 이해관계 일치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이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원은 북한 특수부대 1500여명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을 완료했고 조만간 2차 수송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북한군은 앞으로 1만여명을 추가로 보내, 파병 규모는 총 1만200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국정원 관계자는 전했다.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하바롭스크·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현재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라며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파병은 북한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들어맞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병력 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 북한군이 전쟁 상황을 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은 못하더라도 전술적인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동맹국들이 그간 파병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의 손길은 러시아 입장에서 군사적은 물론 정치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북한은 파병의 대가로 정치·경제·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러시아의 협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이 전장에서 러시아가 획득한 전쟁 관련 자료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국방력을 현대화하는 데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북한이 앞으로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추진잠수함, 군사정철위성 등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제공받을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은 러시아와 동맹 관계를 심화·발전할 수 있고, 파병을 통해 외화벌이를 할 수 있으며, 러시아산 무기체계 등을 통한 전투 경험을 쌓을 수 있다”라며 “특히 북한의 국방력 현대화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두 실장은 “러시아의 다른 동맹국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파병을 결정함으로써 앞으로 러시아는 북한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파병을 통해 전투병력이 빠져나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파병을 결정한 건 러시아가 억제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향후 군사적 밀착을 강화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실시한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실장은 “탄약 등 재래식 무기의 양이 줄어들더라도 러시아가 핵무기 등을 통해 북한에 확장억제를 제공하면 억제력의 질은 외려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북한이 사실상 참전을 했기 때문에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지원과 협력을 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러시아가 북한에 핵우산 역할을 하거나 전략적 지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은 러시아라는 든든한 뒷배가 생겨 이후 더욱 과감한 군사행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이후 밀착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조약에는 한쪽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놓이면 다른 한쪽이 지체없이 군사적 지원을 한다는 등 전방위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의 이번 파병으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비살상용 군수품과 경제·인도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다만 지난 6월 북·러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자 러시아의 향후 행보에 따라 이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긴급 안보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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