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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일)

"영화 1만회 상영시 장애인용 영화 1.5회…'배리어 프리'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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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에서 열린 가치봄 영화제 영화 '소풍' 상영회에서 배우 박근형, 나문희, 감독 김용균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9.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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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을 위한 '배리어 프리(시청각 장애인이 감상할 수 있도록 장벽을 없앤)' 영화상영 횟수가 현저히 모자란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장애인들을 위한 영화감상권이 여전히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오경 의원이 공개한 영진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영화 상영 횟수는 2500만회가 넘었지만 배리어프리 영화상영은 4000회에 불과했다. 영화 1만회 상영시 배리어프리 영화상영은 1.5회 꼴이다.

임 의원은 우선 배리어프리 영화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시도별로 1~2곳에 불과하고 상영날짜와 시간, 개봉영화도 극히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영진위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가치봄 상영사업'과 배리어프리 영상제작 전문가 양성 사업규모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배리어프리 영화로 제작된 목록을 보면 '소풍', '파묘', '범죄도시4', '서울의봄', '노량' 등 국내 영화들 뿐이다. 외국영화의 경우 전문 성우의 대사 더빙과 추가 공정이 필요해 편당 제작비가 한국영화보다 3배 정도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임오경 의원은 "장애인이 누리는 문화의 수준이 국가의 문화 수준"이라며 "장애인 영화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 확대에 문체부와 영진위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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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1958에서 열린 가치봄 영화제 영화 '소풍' 상영회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4.9.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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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서울 종로 CGV 피카디리 1958에서 열린 '가치봄 영화제' 개막행사로 열린 영화 '소풍' 특별상영회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영화상영과 제작을 늘려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소풍'은 지난 2월 설 연휴에 개봉해 8월 말까지 35만여명을 동원했던 작품으로 부산에 위치한 제작사인 로케트필름이 만들었다. 12억원을 들인 저예산 영화로 누구나 겪는 노년의 어려움을 잘 묘사했다.

이날 공개된 특별한 '소풍'은 배우출신 유 장관의 목소리로 화면 해설이 녹음됐다. 유 장관의 발성이 또렷하고 명확해 장애인이 아니어도 눈을 감고 감상해보면 과거의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듯해 신선하고 재밌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 장관은 상영회 뒤 간담회에서 "작은 화면으로 보면서 녹음을 했는데 그때도 굉장히 가슴이 벅찼는데 이렇게 큰 스크린에서 보니까 역시 극장에 와야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렇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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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이 지난 8월 7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영화 '소풍' 자막 해설을 직접 녹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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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장관이 더빙했던 '소풍'은 장애인이 볼 수 있는 '배리어 프리' 영화라는 장점 외에도 장애가 없어도 누구나 색다른 영화 감상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개봉 가능성이 높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더빙 영화지만 화면에 나오는 인물의 표정이나 주변 상황까지도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방식이 기존의 영화 감상과 다르게 다가오는 특별한 점이 분명히 있다. 특히 일반관에서 개봉하더라도 시각장애인과 일반 관객이 함께 웃고 울며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날 상영된 '소풍'에서 유 장관의 화면 해설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것이었지만 장애가 없는 이들의 영화 감상에도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화면에서 놓친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 했다.

문체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매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볼 수 있는 '한글자막 화면해설 제작 및 상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00편 내외의 '가치봄' 영화를 제작하고 지역별 상영회를 열고 있다.

'소풍' 특별상영회에는 나경원·김승수·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김승수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장애인을 위한 예산배정이 더 신경쓰겠다"고 약속했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은 "'배리어 프리'보다는 '모두를 위한'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기보다 장애인에게 편리하다면 모두와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연극이나 뮤지컬 등 무대 공연에서의 '배리어 프리'도 확대하고 있다. 유 장관은 "배우협회에서 20여명이 수어 교육을 받고 있는데 그들이 수어로 직접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더 많은 배우들이 직접 수어를 배워서 새로운 연극이나 뮤지컬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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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나경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CGV 피카디리 1958에서 열린 제25회 가치봄 영화제 특별상영회에 참석해 있다. 2024.09.04. jini@newsis.com /사진=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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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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